31일 오전 4시 38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싱크홀(땅꺼짐)이 생기면서 주민 15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최근 내린 강한 비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아파트 인근 공사장과 도로에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현장모습. 연합뉴스

서울 금천구의 한 아파트에서 대형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해 새벽잠을 자던 주민 2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다. 싱크홀로 아파트가 기울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3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6분쯤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와 신축 오피스텔 공사장 사이 도로에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 직사각형 형태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아파트 2개 동 주민 200여명이 주민센터와 경로당 등으로 대피했으며 이 과정에서 2명은 정신적 충격을 호소,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다. 공사장과 인접한 주차장 지반도 같이 내려 앉으면서 차량 4대가 파손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과 금천구청은 며칠째 이어진 폭우로 공사장의 축대가 무너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안전진단 결과 주변 아파트 붕괴나 추가 싱크홀 발생 가능성 등 큰 위험 요소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안전진단을 진행한 이수권 동양미래대학 건축학과 교수는 “지하 터파기 공사를 위한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주변 도로의 지반이 침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때 싱크홀과 가까운 아파트 동 하나가 5도 가량 기울어졌다는 얘기가 돌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구청은 밝혔다.

70대 부모와 함께 잠을 자다 ‘쿵쾅’하는 소리를 듣고 대피한 주민 홍수연(36)씨는 “이사가 쉬운 일도 아니고 땅이 꺼진 곳 근처 고층에서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임성룡(52)씨는 “10일 전부터 땅이 갈라졌다며 주민들이 구청에 공문까지 보냈었다”며 “적절한 때에 구청이 조치를 취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다”고 주장했다.

구청은 싱크홀에 흙을 메우는 방식으로 혹시 모를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한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 조사는 길게는 1, 2달 가량 소요될 것”이라 밝혔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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