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폼페이오 방북 취소 이틀 뒤부터
대내외 매체로 막후 군사행보 비난
미국發 국제사회 갈등 사례 부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북한이 북미 비핵화ㆍ평화체제 교환 협상 교착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31일 논평에서 “미국이 조미(북미) 대화의 막 뒤에서 우리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 적대 행위를 감행하고 있다”며 “최근 미군 특수부대들이 일본과 필리핀, 남조선의 진해 해군기지에 기어들어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비밀 훈련을 벌려놓은 것이 그것을 실증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지난해처럼 조미관계가 다시금 악화하고 조선반도가 최악의 전쟁 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그러한 군사적 음모를 작당한 장본인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은 시대가 얼마나 달라졌고 상대가 누구인가를 눈을 크게 뜨고 똑바로 보아야 하며 백해무익한 군사적 도박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조미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자기 할 바를 제대로 다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매체는 “미국은 대화를 떠들면서도 초보적인 신뢰 조성을 위해 손톱만큼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뻔뻔스럽게도 ‘선 비핵화’라는 요구만을 집요하게 들고나오고 있다”며 “대화에 임하는 미국의 태도는 그야말로 후안무치의 극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대내외 매체를 통한 북한의 미 군사 행보 매도는 24일 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방북이 취소된 뒤부터다.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대화 막 뒤에서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움직임’ 제하 논평에서 “미국이 저들의 부당하고 강도적인 ‘선 비핵화’ 기도가 실패하는 경우에 대비해 북침 전쟁을 도발하고 천벌 맞을 짓까지 감행할 범죄적 흉계를 꾸미고 있다”고 폭로한 데 이어, 이틀 뒤인 28일 대외용 매체인 통일신보가 다시 미군 특수부대들이 한국과 일본 등에서 대북 비밀훈련을 벌인다는 남한의 한 방송매체 보도를 언급하며 미국이 “앞에서는 미소를 지으며 대화 판을 펼쳐놓고 뒤에서는 비밀리에 참수작전 훈련까지 강행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고 성토했다.

최근 다른 나라들의 대미 갈등 사례로 미뤄봐도 현재 북미 협상을 멈춘 쪽은 미국이라는 게 북한 논리다. 노동신문은 이날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갈등과 대립’ 제하 정세해설 기사에서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과 터키 간의 갈등, 미국ㆍ이란 간 핵 문제 대치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8월 말 방북이 무산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이에 대한 북한의 직접 언급은 아직 없는 상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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