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못한 기상청 비난 봇물 “정말 어려웠다”

태풍 솔릭이 제주와 남부지방을 할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0일까지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가 사망 2명, 실종 1명, 부상 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주택 1,400여곳이 침수돼 28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장마전선은 1일 남부에 비를 뿌리고 우리나라를 빠져나갈 전망이다.

30일 서울 중랑천 인근 폭우로 동부간선로 일대 강변산책로가 물에 잠겼다. 류효진 기자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향후 기상 전망을 밝혔다. 반 센터장은 “현재 전북과 경북 서부지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돼 있는데 내일은 남부, 제주 쪽에 비가 내린 다음 이번 장마는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제 절기는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 센터장은 “다음주에는 북쪽에서 내려온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통과해나갈 것”이라며 “비가 오더라도 하루에서 하루 반나절이면 끝나는 가을철 날씨로 바뀐다”고 내다봤다.

장마는 끝났지만 이번 장마, 특히 수도권 지역의 폭우를 예상하지 못한 기상청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27일 기상청은 “28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가끔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그러나 28일 오후 6시 40분쯤 서울 도봉, 강북, 은평구에는 3시간 동안 60㎜ 이상 폭우가 쏟아졌다. 3시간에 60㎜ 이상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면 호우주의보를 발령해야 하지만 기상청은 묵묵부답이었다. 이 지역의 빗줄기가 더 거세지면서 호우경보 발령 기준(3시간 90㎜ 이상 예상)에 육박하자 기상청은 부랴부랴 호우경보를 발령했다. 시민들은 “날씨 중계 말고 예보를 하라”며 기상청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반 센터장은 “기상청에서 근무한 적이 없기 때문에 좀더 객관적인 말을 하겠다”고 전제한 뒤 “정확한 예보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기상청의 예측이 부정확했다는 건 맞다. 기상청도 반성해야 한다. 그런데 서울 호우의 경우 정말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예보관 생활 40년째인데 이런 사례는 처음 봤다”고 덧붙였다.

반 센터장에 따르면 장마전선은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면서 형성되는데, 이번 장마는 차가운 공기의 세력이 워낙 세서 강력한 대기 불안정을 만들어냈다. 장마전선이 일정한 형태로 나타나기는 했지만 지역별로 강수량 차이를 보여 일부 지역에 국지성 폭우를 쏟아냈다는 것이다. 다만 반 센터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기상청에서도 새로운 예보 방법을 연구,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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