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디자이너들이 지핀 불씨
휠라 등 대중적 브랜드가 이어가
30, 40대 겨냥 제품들도 나와
휠라의 어글리 러닝슈즈 '휠라 트레이서'. 휠라코리아 제공

못생기고 투박한 신발, 이른바 ‘어글리 슈즈’가 패션업계의 인기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 내놓은 운동화 ‘트리플S’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후 어글리 슈즈의 인기는 다양한 브랜드로 확산하고 있으며 주 소비층도 트렌드에 민감한 10, 20대에서 30, 40대로 넓혀가는 추세다.

27일 스포츠 브랜드 휠라코리아에 따르면 이 회사가 내놓은 대표적인 어글리 슈즈 모델인 ‘디스럽터2’는 지난해 6월 출시된 뒤 최근까지 100만켤레 가까이 팔렸다. 운동화 히트 상품의 판매량 기준이 10만켤레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휠라는 여세를 몰아 어글리 슈즈의 러닝화 모델인 ‘휠라볼란테98’ ‘보비어소러스99’에 이어 지난 17일 세 번째 어글리 러닝화 ‘휠라 트레이서’를 잇따라 출시했다. 김연진 휠라코리아 마케팅 과장은 “지난해 10대나 20대 초반의 젊은 층 사이에서 어글리 슈즈가 꾸준히 인기를 얻으면서 소비자들의 연령층이나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활용도, 계절, 디자인 기호 등을 반영한 다채로운 어글리 슈즈가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글리 슈즈를 세계적인 인기 아이템으로 만든 주인공은 베트멍의 수장이자 발렌시아가의 아트 디렉터인 뎀나 그바살리아다. 그가 디자인한 트리플S는 지난해 100만원이 넘는 고가에 출시됐는데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며 품귀 현상을 일으켰다. 해외직구 구매자에게 구매액 일부를 적립해주는 캐시백사이트 이베이츠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 직구 쇼핑몰에서 남성 고객이 가장 많이 구매한 상품은 트리플S, 구찌의 라이톤 스니커즈 같은 어글리 슈즈였다.

국내외 패션 브랜드들도 앞다퉈 어글리 슈즈를 내놓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지난 5월 어글리 슈즈 ‘썬더 스펙트라’가 큰 인기를 얻자 곧바로 두 번째 모델 ‘썬더 일렉트라’를 내놓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루부탱과 끌로에의 어글리 슈즈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마르니의 어글리 슈즈 ‘빅 풋 스니커즈’를 국내 출시했다. 기존 마르니 브랜드의 신발과 달리 ‘어글리’에 초점을 맞춰 두툼한 밑창과 투박한 디자인으로 과장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박초롱 신세계 인터내셔날 마케팅 과장은 “어글리 슈즈 인기의 근원은 다른 사람들이 신지 않는 독특한 디자인, 튀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10대 후반~30대 중반)”라며 “정장에 운동화를 신는 게 유행이 되면서 정장 차림이나 여성적인 의상에 어글리 슈즈를 신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마르니의 빅풋스니커즈.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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