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서 혐의 대부분 인정
보고받은 이규진 전 상임위원
검찰, 오늘 피의자 신분 소환
헌법재판소 내부정보를 법원행정처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서울중앙지법 최모(46) 부장판사가 22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 대법원이 헌법재판소 파견 판사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헌법재판관들의 사적 발언 등 일거수일투족까지 속속들이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2015년 2월부터 올해 초까지 헌법재판소에서 파견 근무한 최모(46)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22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소환해 이 같은 내용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 취재 결과, 최 부장판사는 헌재 대외비 문건 및 헌법재판관들의 탄핵 심판 평의 내용(한국일보 8월 20일자 8면) 외에도 탄핵 심판과 관련해 재판관들이 사석에서 나눈 발언까지 파악해 법원행정처에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탄핵심판에 누구를 증인으로 세울 지에 대한 헌법재판관 개별 입장은 물론, 증인 순서를 정하는 내부 논의 내용도 보고대상에 포함됐다. 심판의 주요 증인으로 꼽혔던 고영태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재판관들의 대화 내용도 행정처에 보고됐다.

당시 탄핵 심판에서 증인 신문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당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이정미 재판관 퇴임이 각각 1월 31일과 3월 13일로 예정돼 있어서 선고 시점에 따라 재판관 구성이 달라지면서 결론이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증인 선정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1월 23일 8차 변론기일에서 박 전 대통령 측이 증인 39명을 추가 신청하면서 두 재판관의 퇴임을 겨냥한 선고 지연 전략을 펼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고씨는 출석 거부입장을 밝혀 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최 부장판사가 당시 박 소장이 신속하게 탄핵 심판을 진행하기 위한 방안을 지시한 비공개 발언 등도 대법원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밖에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긴급조치 배상판결 ▦과거사 국가배상 소멸시효(3년→6개월) 관련 판결 ▦현대자동차 노조원 업무방해죄 판결 등 대법원이 판단을 내린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관 평의 내용과 재판관들의 개인적 견해, 일선 연구관들 보고서까지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최 부장판사 보고는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순차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최 부장판사 보고를 바탕으로 법원행정처가 탄핵 심판 관련 문건을 작성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건만 봐도 어떻게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내부 논의와 절차가 돌아가는지 선명하게 알 수 있을 정도 수준으로 세밀하게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장판사는 이날 검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3일에는 최 부장판사로부터 헌재 내부정보를 보고받은 이 전 상임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이 전 상임위원은 지난해 2월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 난 이탄희 판사가 법원 복귀를 결정하자 법원행정처 심의관 4명에게 문제 문건에 대한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에 비판적 의견을 내는 판사들을 뒷조사하고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 소송 관련 재판부 심증을 미리 빼내고 선고기일 연기 요구를 한 의혹도 받고 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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