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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북상 태풍이 수도권에 더 무서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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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북상 태풍이 수도권에 더 무서운 이유

입력
2018.08.22 17:00
수정
2018.08.23 00: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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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륙까지 위력 안 줄어들 듯

태풍 진행 오른쪽 ‘위험반원’에

대도시들 위치해 불안 가중

2010년 ‘곤파스’때도 큰 피해

제주도가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 든 22일 오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파도 뒤로 화순 화력발전소가 보인다. 서귀포=연합뉴스
제주도가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 든 22일 오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파도 뒤로 화순 화력발전소가 보인다. 서귀포=연합뉴스

1959년 9월 태풍 사라(SARAH), 2002년 8월 루사(RUSA), 2003년 9월 매미(MAEMI). 한반도에 대규모 인명ㆍ재산 피해를 안겼던 이들 역대급 태풍들은 우리나라 남해안으로 상륙한 후 동해로 빠져나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난류의 영향에다 여름철 폭염까지 가세해 한껏 데워진 남해에서 열 에너지를 듬뿍 흡수한 태풍이 상륙 직후부터 폭풍우를 내뿜었다.

반면 솔릭(SOULIK)은 한반도 서해 쪽을 타고 북상한 뒤 충남 서해안을 통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곤파스(KOMPASU)와 유사한 경로다. 서해를 타고 북상하는 태풍이 남해 상륙 태풍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건 인구밀집도가 높은 중부지방을 직접 타격한다는 점. 태풍 강도에 비한 실질적 피해가 남해 상륙 태풍보다 더 클 것으로 우려되는 이유다.

22일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솔릭은 23일 오전 전남 목포 부근 해상으로 진입한 후 충남 서해안으로 상륙하기 전까지 ‘바닷길’을 택하면서 세력 손실을 최소화할 전망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서해 상으로 북상하는 태풍은 내륙으로 이동하는 태풍과 달리 그 세력이 바로 약해지지 않는다”며 “세력이 거의 유지된 채로 이동하기 때문에 솔릭과 경로가 유사한 곤파스의 경우처럼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한 태풍이라도 수도권에는 매우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에 장애물 역할을 하는 산지 등이 없고, 올해처럼 폭염으로 달궈진 해상에서 열기를 공급받아 태풍이 세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루사의 경우 2002년 8월 31일 오후 전남 고흥 부근 상륙 당시 최대 풍속은 초속 36m 달했지만 서울과 가장 근접했던 다음날 오전 6시쯤에는 초속 18m로 절반 수준으로 위력이 줄었다.

[저작권 한국일보]태풍 북상 경로별 특성 비교_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태풍 북상 경로별 특성 비교_김경진기자

뿐만 아니라 22일 현재 서해바다의 해수면 온도는 26~28도 안팎으로 평년보다는 1~2도 가량 낮지만 2010년 곤파스 상륙 당시(23~24도)보다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때문에 솔릭이 열기를 공급받아 강도를 더 오래 유지하거나 키울 수 있다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반도가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 든 2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태풍피해 비상대책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비상근무를 서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한반도가 제19호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 든 2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태풍피해 비상대책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비상근무를 서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인천이나 서울 등 대도시가 위험반원(태풍의 오른쪽 절반)에 속하게 되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 소장은 “위험반원이란 태풍 진행 방향의 오른쪽 지역을 일컫는 것으로 태풍의 진행 방향과 바람 방향이 일치해 위력이 가중된다”며 “선풍기에서 멀어지면서 바람을 맞을 때보다 접근하면서 맞는 바람의 강도가 더 강한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한 태풍이라도 중심 부근의 위험반원에 위치한 지역 일수록 피해가 커지는 경향이 생긴다. 실제 2010년 9월2일 오전 6시쯤 강화도에 상륙한 곤파스는 불과 4시간 만에 내륙을 벗어났지만 수도권 곳곳의 가로수가 뽑히고 6명의 사망자를 내는 등 큰 피해를 남겼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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