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여중생,학부모 200여명
교육청 앞 ‘특별한 체험학습’
횡령 등으로 물러났던 이사들
복귀 뒤 돌연 해임 해결 청원
서울 동구여중 학생들이 22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인근 경희궁 앞마당에서 학교 정상화를 촉구하는 글귀를 담은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장선생님을 돌려 주세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옆 경희궁 앞마당. 앳된 얼굴의 여중생 193명과 학부모 34명이 모여 한창 발언 중이었다. 이들은 수년 째 학내분규 사태를 겪고 있는 서울 동구여중 학생과 학부모들이다. 3학년 이가희양은 “교장선생님이 쫓겨난 이유를 알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학생들의 요구는 한가지, 올 2월 해임된 오환태 교장을 복귀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동구여중 사태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교 재단인 동구학원은 동구마케팅고 안종훈 교사의 공익제보로 시교육청 특별감사를 받았다. 횡령 등 17건의 비위 사실이 적발됐고 이사 전원이 물러났다. 이후 교육 당국은 관선이사를 파견해 학교정상화를 유도하는 한편, 동구여중은 교장공모제를 거쳐 지난해 5월 평교사였던 오환태 교사를 교장으로 임용했다. 하지만 재단이 시교육청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복귀한 구 이사들은 오 교장을 돌연 해임했다. 교육청의 “해고 부적절” 의견에도 재단 측은 요지부동이었다. 학교 구성원들의 대화 시도도 모두 거부했다. 학생들은 결국 ‘체험학습’의 이름을 빌려 이날 거리로 나섰다.

행사 도중 학교 관계자들은 체험학습 취지에 어긋나는 집단행동은 허용될 수 없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193장의 청원서에 각자 의견을 적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제출했다. 학부모 대표 김경아씨는 “입학식도 교장선생님 없이 치렀는데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졸업식까지 이어질까 걱정된다”며 “시교육청이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해 동구여중 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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