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중 12개서 기준치 이상 측정
“이용 강도 따라 달라” 오류 지적도
20일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이성진 사무국장이 손선풍기의 전자파를 측정해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필수품이 된 손 선풍기에서 기준치 이상의 전자파가 측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국내 전파인증을 담당하는 국립전파연구원은 측정 장비와 기준에 따른 계측오류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위험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환경보건시민단체는 시판 중인 손 선풍기 13개 제품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12개 제품에서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측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센터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 서울 시내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에서 손 선풍기를 구매한 뒤 전자파(극저주파 자기장)을 측정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13개 제품 중 국내에서 제조된 바람개비가 없는 1개 모델만이 거리에 상관없이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았다. 나머지 12개 모델은 측정기와 밀착시켰을 때 평균 647.7밀리가우스(mG)의 전자파를 뿜어냈다. 이중 국내 제품인 1개 제품만 전자파 수치가 50mG로 낮은 편이었고 나머지 11개 제품은 281~1,020mG로 확인됐다.

세탁기, 냉장고 등 플러그를 꼽아 쓰는 교류 전자제품들의 경우 정부가 정한 전자파 인체 보호 기준은 833mG다. 센터가 전자파를 측정한 손 선풍기에서도 4개 제품이 이 기준을 초과했다. 다만 손 선풍기를 측정기에서 5㎝만 떨어뜨려도 전자파는 2.4∼60.6mG로 낮아졌고, 25㎝와 30㎝ 떨어뜨렸을 때는 각각 0.2∼1.0mG, 0.1∼0.6mG로 나타났다. 측정에 참여한 박동욱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환경보건학과 교수는 “전자파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 25㎝ 이상 몸에서 떨어뜨려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립전파연구원 측은 측정장비와 기준의 오류를 지적했다. 먼저 833mG는 가전제품 기준일뿐 손 선풍기 등 직류(DC)제품의 경우 인체 보호 기준 값이 40만mG에 달할 정도로 높다. 직류에 가까울수록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에 기준치가 높게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손 선풍기의 자기장을 측정해보니 제품이나 이용강도에 따라 주파수가 천차만별로 나타났다”며 “주파수 별로 기준 값과 비교해 본 결과 전자파가 높게 나온 제품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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