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ㆍ음식ㆍ깨끗한 물 못 구해”
수두 등 이상 증상자 격리하기도
19일 인도 케랄라주 쳉게넬 지역에 한 가옥이 물에 잠겨 있다. 쳉게넬=AP 연합뉴스

인도 남서부 케랄라주에서 100여년 만의 최악의 홍수가 발생한 가운데, 최근 비가 잦아들었지만 오히려 공포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구호캠프에 수십만 명이 몰리면서 전염병 확산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지난 8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구호캠프 5,645곳에 총 72만5,000명을 수용, 오염된 공기와 물을 통해 전파되는 각종 전염병 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이상 증상을 보인 이재민은 즉각 격리 조치됐다. 인도 보건부 관계자는 “케랄라주 주도인 티루바난타푸람에서 약 250㎞떨어진 알루바 마을의 한 구호 캠프에서 수두 증상을 보이는 3명을 격리했다”고 말했다.

자것 프라카시 나다 인도 보건부 장관은 “케랄라 지역의 홍수 상황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주 보건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질병감시네트워크를 통해 상황을 매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나리 비자얀 케릴라 주총리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각 지역 공공시설에 6명의 보건 당국자를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랄라주는 우기에 집중되는 호우로 자주 홍수 피해를 겪는 곳이지만, 8일부터 15일 중 예년보다 250%나 많은 비가 내렸다. 사망자는 370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재산 피해도 1,900억루피(약 3조590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생존자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케랄라주 코치 근교에 사는 조니(60)는 로이터통신에 “물이 빠져 집에 가 봤더니 TV, 냉장고 등 가전은 다 못 쓰게 됐고, 집 전체가 진흙으로 덮여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재민 쿠마르(20)는 AFP통신에 “항상 주위에 있었던 전기, 음식, 깨끗한 물을 지금은 구할 수가 없다”고 힘없이 말했다. 이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7,100만달러(약 8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빗줄기가 점차 약해지면서 구조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점이다. BBC는 지역 당국자를 인용, “약 2만2000명이 19일 추가로 구출됐다”고 보도했다. 군대와 재난대응팀, 자원봉사자도 피해 지역에 속속 도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국은 특히 케랄라주 쳉게널 지역에 신경 쓰고 있다. 이 곳은 현재 5,000여명 주민이 발이 묶인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쳉게널 지역의 한 정치인은 “다른 해결책은 없으며 사람들을 공중 수송해야 한다. 헬리콥터가 필요하다”며 도움을 청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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