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가 16~18대 위원장 재임기간 대기업을 상대로 퇴직 간부들을 채용하라며 ‘갑질’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전직 위원장 3명을 포함한 전ㆍ현직 수뇌부 12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16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정재찬 전 위원장과 김학현ㆍ신영선 전 부위원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노대래ㆍ김동수 전 위원장, 지철호 현 부위원장 등 9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공정위는 2009년 11월 ‘바람직한 퇴직문화 조성을 위한 퇴직 관리 방안 검토’ 문건을 작성한 뒤, 규제 대상인 대기업 16곳을 압박해 승진이나 재취업이 곤란한 이른바 ‘고참ㆍ고령자’ 간부 18명을 채용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부위원장이 직접 기업 고위관계자에게 일자리 마련을 강요하거나, 채용 기업ㆍ대상자ㆍ기간ㆍ급여ㆍ후임자 등을 사실상 결정하는 등 ‘갑’의 위세를 떨쳤다. 시장경제질서를 수호해야 할 공정위가 자신들의 인사적체를 해결할 목적으로 막강한 권한을 남용한 것이다.

검찰은 지 부위원장, 김 전 부위원장 등 6명에게는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4급 이상 공직자는 퇴직 전 5년간 일했던 기관ㆍ부서 업무와 관련 있는 곳에 퇴직일로부터 3년간 재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한 공직자윤리법을 어기고 불법 재취업한 혐의다. 지 부위원장과 김 전 부위원장은 공정위 상임위원을 지낸 뒤 취업승인을 받지 않고 각각 중소기업중앙회 상임감사와 공정경쟁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전 부위원장에게는 대기업에 자녀 채용을 청탁한 혐의(뇌물수수)도 추가 적용됐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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