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상반기 전체이익의 50% 육박
반도체 경기에 좌지우지
미중 무역전쟁 등 본격화 땐
한국 경제 전체 타격 불가피
코스피 상장사 2018년 상반기 연결실적. 한국거래소 제공

코스피 상장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9%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계산하면 오히려 9% 감소했다. 반도체에 목을 매고 있는 한국 경제의 기형적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도체 호황이 끝나고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까지 본격화할 경우 우리나라 상장사의 이익은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일본 상장사의 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1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반기 실적분석’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피 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536개사(금융회사 제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56%(6조6,553억원) 증가한 84조3,875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3%(46조7,295억원) 늘어난 924조2,29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3조4,010억원으로 1.27%(7,92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러한 코스피 상장사의 실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빅2’에 전적으로 의존한 것이다. 두 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40조4,524억원)은 코스피 상장사 전체 이익의 47.9%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37.9%)는 물론 올해 1분기(46.7%)보다도 높아졌다.

더구나 두 회사를 제외하고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을 계산하면 전년동기대비 오히려 8.9%(4조3,140억원) 감소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실적. 박구원 기자

이처럼 반도체에 대한 쏠림이 심각한 상황에선 반도체 경기가 조금만 악화해도 한국 경제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 실제로 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지난 10일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최하 수준인 ‘주의’로 낮춘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코스피 전체가 충격을 받은 바 있다. 조셉 무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유통상들이 갖고 있는 반도체 재고가 10년 만의 최고 수준"이라며 "제품 주문에서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거나 수요가 줄어들면 재고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4만6,9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16일 4만4,250원까지 하락했다.

특히 미중 무역 전쟁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할 경우 상장사의 하반기 실적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증권가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불확실한 대외환경을 고려할 때 하반기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현재 예상치보다 낮아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는 일본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4~6월 일본 상장기업의 순이익 합계액이 8조9,000억엔(약 90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다고 전했다. 2분기 기준 2년 연속 최고 기록 경신이다. 이들 가운데 56%는 순이익이 증가했다. 순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곳도 24%에 달했다.

한편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의 실적 개선세는 지속됐다. 코스피 상장 43개 금융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9조2,892억원으로 전년대비 13.41%(2조2,804억원) 증가했다.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41.34% 늘었고, 은행(21.15%)과 금융지주사(14.87%)의 이익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반면 보험사의 영업이익은 1.92% 증가하는데 그친데다 순이익은 6.35% 감소했다.

코스닥 시장 상장 844개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26%(5,718억원) 줄어든 4조5,04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액은 2.65%(2조1,537억원) 증가한 83조4,212억원, 순이익은 5.10%(1,741억원) 늘어난 3조5,905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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