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 압박 실행 여부 관련
당시 부회장,대변인 참고인 조사
박모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하며 ‘성완종 리스트’ 관련 문건 등을 작성한 현직 부장판사가 소환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에서 검찰에 공개 소환된 세 번째 현직 판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16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심의관을 맡았던 박모 창원지법 부장판사를 불러 조사했다. 이날 오전 9시 46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박 부장판사는 “문건 작성 경위가 어떻게 되나”, “임종헌 전 차장 지시로 문건 작성했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하게 진술하도록 하겠다”고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박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할 당시 작성한 ‘성완종 리스트 영향 분석 및 대응 방향 검토’ 문건에서 ‘성완종 리스트’가 사법부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이 문건에서 박 부장판사는 “사법부 주요 현안인 상고법원이 국정 이슈에서 후순위로 밀려날 것”을 우려하며 “사법부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사건 처리 방향과 시기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박 부장판사는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대응 방안’, ‘국제인권법연구회 관련 대응 방안’, ‘인터넷상 법관 익명게시판 관련 검토’ 등 법원 내 판사 모임 압박 방안을 담은 문건도 다수 작성했다. 특히 ‘전문분야 연구회 개선방안’ 문건에서는 소모임 중복가입자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소모임(인사모)을 소멸시키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이었던 정태원 변호사와 수석대변인이었던 노영희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법원행정처의 변협 압박 방안이 실제로 이행됐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에 앞서 노 변호사는 “상고법원 반대 성명을 내자 대법원이 상당히 불쾌해하며 변협을 존중해주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변협, 대법원, 법무부 세 기관의 정례적 모임도 어느 순간 끊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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