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 美와 정보 공유 중단 가능성
美의 쿠르드족 활용에도 반감 증폭
‘공동의 적’ 反IS 전선 균열 우려
# 터키, 美 자동차ㆍ술 등에 보복관세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장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브뤼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 석방 문제를 놓고 불거진 미국과 터키의 갈등이 본격적인 무역전쟁으로 비화하면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가 다시 발호할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공동의 적인 IS 격퇴를 위해 두 나라가 군사적으로 긴밀히 협조해 왔지만, 반(反) IS 전선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괴멸 직전에 몰렸던 IS가 재기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와 유엔제재 감시팀은 시리아와 이라크 등지에 여전히 3만명 안팎의 IS 세력이 잔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라크에 1만5,500~1만7,100명, 시리아에 1만4,000명이 활동 중이라는 것이다. 한때 세력이 10만명에 달할 정도로 위세당당했던 시절에 비하면 크게 줄었지만 IS의 잔당들은 시리아와 이라크의 안정을 위협할 정도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게 미국과 유엔의 공통된 인식이다. IS는 지휘관 다수가 전사하고 통신ㆍ보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은신 중인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통제하에 조직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이라크 남부도시 스웨이다를 겨냥한 IS의 테러로 250여명이 숨졌고, 이라크의 키르쿠크와 디얄라 등지에서도 IS에 의한 소규모 테러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외신들은 IS의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두 군사동맹 미국ㆍ터키의 갈등은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IS의 세력권이었던 시리아 북부에서는 전력 약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 당국자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터키가 지금까지 미국과 공유해 온 IS 병력에 대한 정보, 시리아 내 극단주의자들에 관한 정보를 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서 IS 격퇴를 위해 미국이 지원해 온 쿠르드족 주축의 시리아민주군(SDF)에 대한 터키 정부의 반감은 갈등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IS 격퇴에 참가한)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을 터키의 반체제단체 쿠르드노동당(PKK)과 연루돼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4일 기자회견에서 “IS의 학살자들과 우리를 살해하려는 PKK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면서 강경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에르도안 정권이 시리아 북쪽에서 알 카에다와 연계된 지하드 그룹을 은밀히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초국가적위협 프로젝트팀 담당자 세스 존스는 “터키 정부는 과거 시리아 북서쪽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해 지하드 그룹을 이용했다”면서 “터키 정부가 IS를 몰아내겠다고 하면서도 지하드 그룹을 지원하는 건 미국에게는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현재 시리아 북서쪽 터키 접경 만비즈에는 터키군이, 시리아 남동쪽 이라크 접경 하진에서는 SDF가 주둔하면서 IS 잔당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는 등 어색한 동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산 철강ㆍ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매긴 미국에 대한 맞대응으로 이날 미국산 승용차에 대한 관세율을 120%, 술 140%, 잎담배 60%로 각각 종전의 2배로 올리는 법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산 화장품과 쌀, 석탄에 대한 관세 인상에 이은 두 번째 맞대응이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박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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