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기림의 날' 기념사

#1
“피해자 할머니들 명예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 아물 때 문제 해결”
文, 기념식 참석도 직접 결정
‘日 변화 촉구’ 강한 메시지 해석
#2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ㆍ공연 등
전국 곳곳서 다양한 행사 열려
문재인 대통령이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 모란묘역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서 이용수 함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 국민들의 올바른 역사 정립과 여성인권 증진을 위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고 이번이 지정 이후 첫 번째 기념식이다. 천안=고영권 기자
재인 대통령이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을 마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김경애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한일) 양국 간의 외교적 해법으로 해결될 문제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자신과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가 전체 여성들의 성폭력과 인권 문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성과 교훈으로 삼을 때 비로소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국가기념일 지정 뒤 처음 돌아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이날 문 대통령은 충남 천안시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 문제가 한일 간 외교분쟁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 발언은 위안부 문제를 단순한 외교적 협상 차원이 아니라 보편적 여성인권 차원으로 규정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1월 위안부 피해자 동의 없이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추진된 한일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지 않되, 그대로 수용하거나 이행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 때도 합의 파기는 어렵고 근본적으로 일본이 진심으로 사죄해야 해결될 문제라 했었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모색하지만, 일본의 변화를 촉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기념사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며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과의 지속적 소통에 성의를 다할 것이고,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인권 규범에 따라, 할머니들을 문제 해결의 주체로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 참석은 문 대통령이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림의 날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피해 문제를 처음 공개 증언한 날을 기리기 위해 2017년 법률로 국가기념일에 지정됐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기림의 날 행사에 참석한 것 자체가 일본에 대한 강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기림의 날 기념 행사는 이날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열렸다. 서울 은평구와 경남 김해시, 경기 양주시, 전남 장흥군ㆍ장성군, 전북 김제시 등에서는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강원 춘천시 의암공원 소녀상 앞에서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대학생 네트워크인 '평화 나비'와 고교생 모임 '날갯짓', 춘천여성민우회가 각각 강연과 자유발언을 이어가며 기념 행사를 했다.

부산시는 ‘할머니 영전에‘라는 주제의 문화 공연을 열었고, 경남도도 ‘위로와 약속’이라는 주제로 피해자 할머니 증언, 춤ㆍ연극 공연 등을 진행했다. 경기 성남시는 김금숙 작가의 장편 만화 ‘풀’ 원화전을 열고 있다. 서울시는 피해자 김복동(93) 할머니의 증언을 동영상에 담아 유튜브, 네이버TV, 카카오TV,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유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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