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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리병원 공론조사 시작부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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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영리병원 공론조사 시작부터 ‘난항’

입력
2018.08.1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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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설문내용 놓고 논란

조사시기 연기 15일부터 진행

시민단체, “조사 중단” 촉구

제주에 들어서는 국내 1호 외국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최종 개설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공론조사가 시작부터 난항에 빠지고 있다. 사진은 녹지국제병원 전경.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
제주에 들어서는 국내 1호 외국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최종 개설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공론조사가 시작부터 난항에 빠지고 있다. 사진은 녹지국제병원 전경.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공.

제주에 들어서는 국내 1호 외국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최종 개설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공론조사가 시작부터 난항에 빠지고 있다.

제주도와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는 녹지국제병원 관련 여론조사를 당초 14일 오후부터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공정한 입장에서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조사 시기를 하루 늦춘 15일부터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청구인측인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가 설문내용에 대해 공론조사위 위원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날치기로 여론조사가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녹지국제병원 관련 공론조사는 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조사는 유ㆍ무선 전화를 혼용하는 방식으로 실시한다. 공론조사 설문은 8개 문항으로 이뤄졌고, 설문내용은 제주도청 누리집에 게재됐다. 설문내용은 여론조사 전문업체가 작성한 후 지난 9일 공론조사위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 13일 확정했다.

하지만 의료영리화저지 운동본부는 “영리병원 문항 반영 여부를 놓고 공론조사위원회 차원의 이메일 의견 수렴 과정은 있었으나 최종 위원회의 합의된 의결을 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도는 여론조사 업체측의 사정을 감안하거나 자신들의 정해놓은 일정에 끼어 맞추기 식으로 합의되지도 않은 편파적인 여론조사를 강행하고 있다. 이는 아집이거나 날치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번 설문은 명시적으로 이번 공론조사위의 핵심이 된 영리병원 허용이 제대로 설명되지 못한 근본적이고 편파적인 한계가 있다”면서 “녹지국제영리병원 정책 결정의 핵심적인 내용이 될 여론조사 문항부터 비밀주의를 유지한 채 단 한 번도 언론 등을 통해서도 그 세부적인 내용이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번 여론조사를 지금처럼 강행한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공론조사위는 청구인측의 반발에 따라 공론조사의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여론조사를 하루 연기하고, 이날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논란이 된 설문문항 결정과정 등을 설명했다.

허용진 공론조사위원장은 이날 “설문문항 설계는 여론조사 업체의 전문적인 영역이며, 위원회의 역할은 업체에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15일부터 시작하는 여론조사는 설문문항을 수정 없이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녹지국제병원 관련 공론조사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찬성과 반대, 유보 등 의견 비율에 맞춰 도민참여단 200명을 구성한 뒤 3주 동안의 숙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다음달 중순쯤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최종 권고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의료영리화저지 운동본부는 이번 여론조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의료영리화저지 운동본부는 “이번 여론조사가 공론의 장을 외면한 채 날치기로 추진하는 것에 다름이 아닌 만큼, 여론조사를 즉각 중단하고 조사 문항 먼저 도민사회와 공론화해야 한다”며 “이미 녹지그룹측은 공론조사 과정에 대해서 사실상 불인정을 도에 통보했듯이, 청구인측인 우리 역시 도민공론화 과정 없이 강행되는 편파적인 여론조사에 대해서 심각하게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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