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사막 마라톤 출전한 빈준석씨
침낭 등 담은 12kg 배낭 메고
섭씨 40도 넘는 사막, 고지대 통과
6박 7일 250km 총 30시간에 달려
“사하라 마라톤도 도전할 것”
[PYH2018081003450005700] 고비사막 마라톤 참가한 빈준석 씨 (울산=연합뉴스) 지난 7월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중국에서 열린 '고비사막 마라톤 대회'에서 빈준석(23) 씨가 12㎏에 달하는 배낭을 메고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 대회는 6박 7일간 총 250㎞를 달리는 세계 4대 극지 마라톤 대회 중 하나다.

축구선수의 꿈을 접고 생활 전선에 뛰어든 20대 청년이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극지 마라톤 대회에 도전, 연령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 6박7일간 사막 250㎞를 뛰는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빈준석(23)씨는 40여명이 참가한 20대 가운데 당당히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근무하는 빈씨는 학창시절 촉망 받던 축구선수였다. 초등학교 5학년에 축구를 시작해 중학교 때는 유망선수로 평가 받아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고교로 진학했다.

그러나 예고 없이 찾아온 발목 부상, 심각한 허리측만증과 축농증 등으로 고통을 겪다 스무살 동계훈련을 끝으로 ‘국가대표’의 꿈을 접어야 했다.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 곧바로 특전병으로 입대한 그는 전역 후 2017년 5월 현대자동차에 계약직으로 입사,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나 ‘못 이룬 꿈’에 대한 갈망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했다.

결국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울트라 마라톤을 택했다. 매주 바뀌는 2교대 근무를 하면서 10㎞가 넘는 거리인 집에서 회사까지 뛰어서 출퇴근했으며, 주말에는 근교 해안가와 산을 찾아 하루 30㎞이상 달렸다.

이런 훈련 결과 일반 마라톤보다 2배 이상 긴 100㎞를 뛰는 울트라 마라톤에서 빈씨는 4번에 걸쳐 완주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끈기와 지구력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으나 직장생활과 훈련을 병행해야 하는 현실적인 한계도 높았다. 하지만 빈씨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극지마라톤으로 목표를 높인 빈씨는 훈련강도도 높였다. 대회 환경에 맞게 10㎏가 넘는 배낭을 메고 험한 산길과 바닷가 모래밭을 하루 30㎞ 이상 뛰었다. 월급에서 조금씩 떼내 대회 참가비와 항공료도 모았다. 훈련과정에서 산길을 달리다 넘어져 엄지손가락 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그는 극지마라톤 1차 목표를 고비사막 마라톤으로 잡고 지난 7월 말 중국으로 건너갔다.

이 대회는 아타카마 사막 마라톤, 남극 마라톤, 사하라 사막 마라톤 등과 함께 세대 4대 극지 마라톤으로 꼽힌다. 식량, 침낭, 점퍼 등 필수품이 든 12㎏짜리 배낭을 매고 매일 아침 출발해 정해진 구간을 시간 내에 완주해야 한다.

첫날부터 사흘까지 섭씨 40도가 넘는 사막과 고지대 초원을 하루 48㎞씩 달리면서 서서히 체력은 바닥을 드러냈다. 발톱은 깨지고 배낭끈에 쓸린 극심한 어깨 통증이 빈씨를 짓눌렀다. 70㎞에 달하는 코스를 달려야 하는 나흘째 ‘롱데이’에 결국 다리에 탈이 났다.

빈씨는 30㎞ 지점부터 다리에 극심한 고통을 느껴 10㎞ 구간을 다리를 절뚝거리며 걸을 수밖에 없었다. 진통제와 테이핑으로 버티며 죽음의 사선을 넘어 결국 최악의 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다. 빈씨는 당시 이 부상이 허벅지 근육 파열과 무릎 인대 염증이라는 사실을 대회 후 진료를 받을 때에야 알게 됐다.

빈씨는 총 30시간의 기록으로 총 250여명의 참가자 중 21위로 골인했으며, 40여명에 달하는 20대 참가자 중에선 가장 먼저 결승선을 밟았다.

빈씨는 “이번 대회를 도전하면서 불가능은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며 “축구선수 아들을 뒷바라지한 부모님의 노고에 보답하고, 스스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덜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국내외 울트라 마라톤은 물론 4대 극지 마라톤 대회에 계속 도전하겠다”며 ”당면 목표는 400㎞를 뛰는 국토 횡단 완주 마라톤과 사하라 마라톤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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