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거래’ 영장 또 줄기각
법원 제 식구 감싸기 논란
검찰, 김규현 전 수석 소환 조사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 앞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 신상순 선임기자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전ㆍ현직 법관들에 대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또 무더기로 기각됐다. 법원이 유독 판사 관련 영장에만 높은 잣대를 들이대며 ‘제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청구한 ▦강제징용 및 위안부 민사소송 관련 재판거래 ▦양승태 대법원에 불만을 가진 법관들에 대한 인사불이익 관련 압수수색 영장 10여건을 모두 기각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강제징용 재판에 관여한 전ㆍ현직 대법관들 ▦강제징용 및 위안부 소송 관련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법원행정처 전ㆍ현직 판사 ▦전ㆍ현직 재판연구관들의 보관 자료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원은 “압수수색을 하려면 혐의를 좀 더 소명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특히 전ㆍ현직 대법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과 관련해 법원은 “주심 대법관 자료는 재판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영장기각 사유를 공개하며 법원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상사가 시키는 대로 했다 하더라도 지시를 따른 행위자의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승태 대법원 관련 의혹 수사에서 검찰은 현재까지 전ㆍ현직 법관과 관련한 압수수색 영장을 20여 차례 청구했지만, 법원은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 등에 대한 영장만 발부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이날 강제징용과 위안부 소송과 관련해 양승태 대법원이 외교부와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김규현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수석은 대법원이 ‘강제노동자 판결 관련-외교부와의 관계’ 문건을 작성한 2013년 9월 외교부 제1차관(2013년 3월~2014년 2월)으로 근무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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