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민주주의 시대로] <3> 블록체인 정당 민주주의에 활력을 불어넣다

최고기술경영자 에두아르도 로블스
“개인이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정치참여 수준 결정할 수 있어야”
[저작권 한국일보]지난 6월27일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의 한 카페에서 '아고라보팅' 투표시스템 개발자 에두아르도 로블스 ‘앤보트’ 최고기술경영자(CTO)가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마드리드=강유빈 기자

스페인 정당 포데모스의 직접 민주주의 실험을 가능케 한 블록체인 투표시스템 ‘아고라보팅’(Agora Voting)은 한 청년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IT 스타트업 ‘앤보트’(nVotes)의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기술경영자(CTO)인 에두아르도 로블스(31)는 본보 인터뷰에서 “온라인 기반 소수정당인 해적당 당원으로 활동해보니 당의 의사결정에 대한 의심과 갈등 상황이 끊이질 않았다”며 “보다 안전하고 투명한 투표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IT학도였던 로블스 CTO는 블록체인 기술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분산저장, 탈중앙화를 특징으로 하는 이 기술을 활용해 그는 중앙 서버를 거치지 않고 유권자 컴퓨터에서만 투표 전 과정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설계했다. 대신 여러 개의 잠금 장치와 키 암호로 투표내용을 보호했고, 독립된 선거관리위원회 참여 없이 중앙 관리자가 독단적으로 열어볼 수 없게 했다.

저작권 축소를 주장하는 해적당 출신답게 투표 프로그램을 ‘프리웨어’로 출시한 점도 독특하다. 앤보트는 최대고객인 포데모스와도 금전 계약을 맺지 않았다. 로블스 CTO는 “무료로 사용하면서, 시스템 설정을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는 게 우리 프로그램 최대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사용자 편의에 따른 변형이 가능한 만큼 아고라보팅에선 다중투표, 선호반영, 선택사항 위임 등 섬세한 투표 설계를 할 수 있다. 그는 “최근 마드리드시에서도 광장 조성에 대한 시민 의견을 묻는 데 아고라보팅을 활용했다”며 “간단한 사전 조작을 거치면 온갖 투표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로블스 CTO의 신념은 “개인이 언제든 원하는 정치참여 수준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투표시스템을 웹 기반 모듈형 소프트웨어로 만들어 최대한 다양한 기기에서 설치, 작동할 수 있게 했다. 투표권을 손쉽게 위임하고, 회수할 수 있는 ‘리퀴드 민주주의’(Liquid Democracy)의 구현도 가능하다.

작은 인터넷 정당에서 탄생한 앤보트의 시선은 이제 스페인 밖을 바라보고 있다. 로블스 CTO는 “유럽 여러 국가와 협약을 맺었고, 아시아 및 북미 시장에도 진출 중”이라며 “보다 발전된 블록체인 투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최근 미국 기업과 협력을 시작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마드리드=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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