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확인 사실상 않는 허점 알고
타인 명의로 보험 가입해
허위 사고 내고 보험금 타내
게티이미지뱅크.

직접 얼굴을 보지 않고 전화나 온라인으로 가입이 가능한 ‘다이렉트 보험’만 노린 30대 상습 보험 사기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본인 확인 절차가 허술한 틈을 파고든 사기 행각에 대형 보험사들도 대부분 쉽게 속아 넘어갔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타인 명의로 보험에 가입해 허위로 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낸 혐의(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로 차모(37)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차씨는 다이렉트 보험을 가입할 때 전화상으로 주민등록번호와 이름만 말하면 되는 등 본인 확인 절차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을 노렸다. 대포통장과 타인 명의로 다이렉트 보험을 다수 가입한 뒤 허위로 사고를 내고는 가해자와 피해자로서 일인다역을 하며 보험사를 속이는 수법을 썼다. 보험사 직원이 차량번호를 요구할 때면 중고차거래사이트에 있는 아무 번호나 둘러댔지만 이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보험사는 없었다. 간혹 묻는 곳도 있었지만 “중고로 사서 명의 이전 절차 진행 중”이라고 말하면 그만이었다.

보험금 수령 절차도 구멍이 숭숭 뚫려있었다. 차씨는 작은 충돌 사고를 냈다며 보험사에 사건을 접수하고는 다시 피해자라면서 “대충 합의했으면 좋겠다”고 보험사에 둘러댔다. 피해자 신분은 대포통장 명의로 만들었다. 병원에서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말하면 손쉽게 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경미한 사고라 보험조사관이 대면 심사를 하지 않았다. 한 보험조사관은 “한 사람이 한 달에 150건 가까이 처리하는 상황이라 모든 사건을 꼼꼼히 살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차씨는 대면 조사를 할라치면 ‘바빠서 조사 받을 시간이 없으니 조기 합의해 달라’ ‘보험금 지급이 늦어지니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겠다’는 식으로 조사관을 따돌렸다. 이렇게 차씨는 1인당 15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수령해,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9차례에 걸쳐 4,000여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차씨는 대부분의 보험사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을 정도로 업계에서는 유명한 상습 사기범”이라면서 “2016년에도 보험사기로 실형을 선고 받아 지난해 11월 출소했고, 누범기간인 올해 또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 한국일보]다이랙트보험사기. 박구원기자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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