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제 스님 ‘종정 교시’내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한국일보 자료사진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항간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 유무를 떠나 종단의 화합과 안정을 위해 용퇴를 거듭 표명했다… 종단 제도권에서 엄중하고도 질서 있는 명예로운 퇴진이 동시에 수반되어야 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8일 ‘종정교시’를 내려 이처럼 강조했다. 종정은 종단의 최고 어른이자 정신적 지도자다. 이날 원로회의 의장 세민 스님이 대독한 교시는 총무원장 사퇴 문제로 혼란에 빠진 종단을 내버려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나왔다.

진제 스님은 설정 스님의 퇴진 의사가 변함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7일 설정 스님이 서울대 법의학교실에서 유전자 검사를 받자, 일각에서는 설정 스님이 정면돌파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진제 스님이 ‘설정 스님 사퇴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유전자 검사는 친자확인소송을 진행하는 법원 명령에 따라야 하는 문제라 종단 내부 사정과는 무관하다”면서 “진실은 진실대로 밝히겠다는 것이 설정 스님의 뜻이기 때문에 총무원장 사퇴 뒤에도 법적 절차는 고스란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정 스님은 은처자 논란으로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일 서울대 법의학교실에서 유전자 검사를 위해 구강 점막세포를 채취하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 조계종 제공

동시에 설정스님 퇴진 운동을 주도해온 측도 견제했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등 설정 스님 퇴진을 주장해온 이들은 기존 총무원장 간선제 방식에 따르면 전임 자승 스님, 현 설정 스님에게 유리하다며 중앙종회 해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직선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진제 스님은 “종헌종법 질서 속에서 사부대중과 국민 여망에 부응해 여법하게 선거법에 의해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집단이 과도하게 선거 문제에 매달리거나 외부단체와 함께 움직이는 것보다는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를 주문한 셈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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