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안전진단 안 받은 BMW에
‘운행정지 명령’ 초강경 조치 검토
시행 결정되면 지자체에 가이드라인
운전 강행 적발 땐 최고 1년 이하 징역
김현미(왼쪽) 국토교통부 장관이 8일 경기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결함조사센터를 방문해 잇따른 BMW 화재사고와 관련, 결함 부품에 대해 류도정 연구원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잇따르고 있는 BMW 화재 사고와 관련,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을 내리는 초강경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특정 차종에 대한 운행정지 명령은 지금까지 내려진 적이 없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일 경기 화성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과 안전진단 결과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정부는 운행정지의 경우 개인사유재산 침범 논란 등을 의식해 소극적 태도를 취해왔다. 하지만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날 국무회의에서 “법령의 제약이 있더라도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고, 법령의 미비도 보완하라”고 주문하자 부랴부랴 운행정지 카드를 꺼냈다.

운행정지 명령은 정부가 아니라 시ㆍ군ㆍ구 자치단체장이 내린다. 자동차관리법 37조에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 안전운행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된 차량에 대해 정비를 지시하면서 운행정지를 명령하는 조항이 있는데, 국토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운행정지가 결정되면 전국 지자체에 관련 가이드라인을 정해 협조 요청을 할 예정이다.

긴급 안전진단이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자체는 14일 이후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않았거나 안전진단 결과 화재 위험이 있다고 판명됐는데도 부품을 교체하지 못한 BMW 차량 소유자들에게 정비ㆍ운행정지 명령을 내리게 된다. 어느 시점까지 차량을 정비하도록 하면서 그전까지 운행을 정지하는 방식이다. 운행정지 명령에도 운전을 강행하다 적발될 경우 최고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BMW는 520d 등 총 42개 차종 10만6,317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진행하면서 긴급 안전진단을 벌이고 있다. 7일 오후 3시 기준으로 4만740대가 안전진단을 받았고 이 중에서 1,147대는 부품교체를 완료했다.

김 장관은 BMW 본사를 겨냥한 경고성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여러분의 나라(독일)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유사한 사고를 유발했을 때 어떤 조치를 내렸을지 상정하고 이와 동일한 수준의 조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촉구했다. 또 BMW가 수년 전부터 화재 사고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늑장 리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은폐 의혹을 해소해야 하며, 유독 한국에서만 빈번하게 차량 화재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답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실효성 있게 강화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라며 “늑장 리콜이나 고의로 결함 사실을 은폐ㆍ축소하는 제작사는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할 정도의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장관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BMW의 자료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체적인 화재원인 조사에 최선을 다하고 조사기간을 대폭 단축해 올해 안에 결론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운행정지에 따른 BMW 차량 소유주들의 불편에 대해 김 장관은 “본인의 잘못이 아님에도 이미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터널이나 주유소, 주차장 등 공공장소에서 예기치 못한 차량 화재가 발생하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해를 당부했다. 그러나 이날 김 장관의 강경 발언은 그 동안 국토부의 대응이 응급 처방에 급급해 항상 뒷북을 쳤다는 세간의 지적을 의식한 것이란 지적도 없잖다.

한편 국토부는 BMW 차량 화재 원인의 신속한 규명을 위해 BMW 본사와 제작공장에 대한 현지 방문조사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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