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홀, 브리티시 여 오픈 우승
영 골퍼 닉 팔도 우승한 1996년
마스터스 대회 기간 태어난 딸에
오거스타 위치한 주 ‘조지아’ 작명
고국서 우승한 홀 “집 근처 같아요”
조지아 홀(오른쪽)이 6일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 링크스에서 열린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최종일 우승을 차지하자 아버지이자 캐디 웨인 홀이 딸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랭커셔=로이터 연합뉴스

이보다 더 극성인 ‘골프 대디’는 없을 것이다. 조지아 홀(22ㆍ영국)이 6일(한국시간)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오픈 최종일, 포나농 파트룸(25ㆍ태국)에 2타 차 역전우승을 거두자 아버지 웨인 홀이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며 딸을 번쩍 안아 올렸다. 대회장인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 링크스는 홈 팬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잉글랜드 선수로는 2004년 카렌 스테플스 이후 14년 만의 위민스 브리티시오픈 우승이었다.

홀은 ‘골프 광’ 아버지 덕에 골퍼의 운명을 갖고 태어났다. 홀은 1996년 4월 12일 태어났다. 남자 골프 ‘명인열전’이라고 불리는 마스터스 골프대회 2라운드가 펼쳐진 날이었다. 그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잉글랜드 사람 닉 팔도(61)가 6타 차 열세를 뒤집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기록했다. 크게 감동한 웨인은 갓난애기 딸에게 ‘조지아’라는 이름을 붙였다. 마스터스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이 속한 주의 이름이 조지아다. 웨인은 이번 대회에서 직접 딸의 골프 백을 맸고, 홀은 22년 전 닉 팔도처럼 침착하게 뒤집기 우승을 선보이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올해 LPGA투어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홀은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로 거머쥐는 영광을 안았지만 그렇다고 그가 갑자기 나타난 스타는 아니다. 지난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7번 톱10에 들며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에서 김인경(30ㆍ한화큐셀)과 우승경쟁하며 공동 3위로 마감했고,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10위로 선전했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여자 프로골프 대항전 솔하임컵에 유럽대표로 출전한 그는 팀에서 유일하게 5개 매치에 모두 출전했다.

홀은 마치 제 집 안방인양 편하게 경기했다. 고국 땅에서 홈 팬들의 열띤 응원을 등에 업은 그는 훨훨 날았다. 그는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국 투어생활을 할 때 선수들이 가족이나 친구의 응원을 받는 게 항상 부러웠는데 여기 와서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응원하는 걸 보니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남들에겐 어려운 링크스 골프장도 그에겐 식은 죽 먹기였다. 홀은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유일하게 나흘 내내 60대 타수(67-68-69-67)를 기록했다. 그가 나고 자란 곳은 영국의 해안도시 본머스. 그는 “링크스에만 오면 마치 집 근처에 온 거 같은 기분이 들어 골프가 더 잘된다. 대회 기간 나의 강점을 최대한 끌어내보겠다”고 장담했고 결국 그 약속을 지켜낸 뒤 활짝 웃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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