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많이 풍족해졌지만
장거리 원정 ‘지옥 버스’ 여전
마이너리그 생활은 좁은 좌석의 버스로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하다.

2014년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eBay)에 20년 전에 만들어진 한 버스가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일명 ‘조던 크루저 (Jordan Cruiser)’로 불리는 버스다. 마이클 조던은 한때 농구를 그만두고 야구에 도전했는데, 아무리 ‘농구 황제’였다고 해도 메이저리거가 되기 전에는 반드시 힘들고 고된 마이너리그 단계를 거쳐야 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팀 동료들로부터 마이너리그의 지옥 같은 버스 이동에 대한 얘기를 수없이 듣고 걱정이 된 그는 결국 사비를 들여 최신식 리무진 버스를 구매해 자신의 마이너리그 팀에 기증했다.

마이너리그의 버스 이동이 과연 어떻길래 천하의 조던이 사비까지 털어 리무진 버스를 샀을까. 필자가 처음 시카고 컵스의 마이너리그에서 일을 시작했던 2008년을 돌이켜보면 지금의 마이너리그 생활은 매우 풍족해졌다. 경기 전에 식빵과 땅콩잼, 바나나 정도만 제공됐던 과거에 비해 지금의 컵스 선수들은 시합 전후로 구단 영양사가 준비해주는 따뜻하고 영양가 있는 식사를 먹는다. 이외에도 스프링캠프 기간 선수들이 쓰는 숙소 또한 매우 좋아졌다.

유진 에메랄드의 식단을 책임지고 있는 영양사 에밀리 댄커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 마이너리그의 버스 이동은 여전히 고난의 길이다. 컵스의 마이너리그 싱글A 팀 중 하나인 유진 에메랄드(Eugene Emeralds)가 속해 있는 노스웨스트 리그는 고된 이동으로 악명 높다. 노스웨스트 리그에는 총 8개 팀이 모여있는데, 유진 에메랄드의 홈 구장에서 이동 시간만 8시간 가량 걸리는 원정 팀이 3곳, 6시간 가량 걸리는 원정 팀은 2곳이나 된다. 심지어 원정 경기를 위해 캐나다 국경을 넘기도 한다.

마이너리그의 평일 경기는 오후 7시에 시작한다. 다음 날 경기가 원정일 경우, 경기를 마치고 샤워와 식사를 한 뒤 보통 밤 11시가 넘어 다음 원정지로 출발한다. 장거리일 경우 다음날 아침 해가 뜰 때 원정 숙소에 도착하기 일쑤다. 버스 안에서 쪽잠을 잔 선수들은 숙소에서 오후까지 휴식을 취한 뒤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이런 날은 몸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6년째 유진 에메랄드의 버스 기사를 맡고 있는 론 윌리암스. 운전 기사는 고속 버스 기사 경력자 가운데 면접을 통해 무사고 운전자를 선발한다.

게다가 마이너리그의 버스는 좁고 좌석수도 적다. 유진 에메랄드 구단 버스는 총 51석에 선수단 총 39명(코칭스태프 8명ㆍ선수 31명)이 탑승한다. 코칭스태프가 2좌석씩 총 16석을 차지하고, 나머지 35석에 31명의 선수가 앉는다. 이중 다음날 선발 투수와 포수에게만 옆자리를 비우고 편하게 탈 수 있도록 각 2자리씩이 배정되고 나머지 한 덩치 하는 선수들은 좁은 좌석에 둘씩 끼어 앉아 불편하게 이동해야 한다.

추신수(텍사스)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다시는 두 번 다시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마이너리그의 힘겨운 장시간 버스 이동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를 밟기 전에 대부분의 마이너리거들이 겪어야 하는 ‘지옥 같은 버스 이동’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J메디컬트레이닝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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