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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잔 권하면 화내는 손님 많은데”… 커피전문점 일회용 컵에 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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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잔 권하면 화내는 손님 많은데”… 커피전문점 일회용 컵에 곤욕

입력
2018.08.01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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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에서 일회용 컵 쓰면 

 오늘부터 최대 200만원 과태료 

 커피전문점들 난감한 표정 

 잠시 머무는 손님들 반발 

31일 경기도의 한 커피전문점 매장에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 돼있다. 환경부는 8월 1일부터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5만~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뉴스1
31일 경기도의 한 커피전문점 매장에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 돼있다. 환경부는 8월 1일부터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5만~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뉴스1

31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커피전문점 매장. 음료를 주문하며 머그잔을 요청하자 “가진 머그잔을 모두 사용 중이어서 죄송하지만 일회용 컵에 드리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둘러보니 매장 내 20개 테이블 손님 가운데 9개 테이블에서 다회용 컵(머그잔)을 사용하고 있었다. 매장 직원 이모씨는 “머그잔을 권해도 아직은 일회용 컵을 달라는 손님이 대부분인데다, 머그잔도 좌석 수만큼 구비돼 있지 않아 고객이 요청해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8월 1일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할 경우 5만~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회용 컵 사용이 많은 커피전문점들은 난감한 표정이다.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카페베네, 이디야 등 주요 커피전문점 업체마다 머그ㆍ유리잔 공급을 늘리고 고객 홍보,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매장 내 다회용 컵 사용 문화가 정착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는 반응이 많다.

우선 과태료 부과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고, 다회용 컵을 원하지 않는 고객이 많아 현실적으로 일회용 컵 사용을 막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A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고객에게 다회용 컵 사용을 권하면 화부터 내는 일도 있어 직원들이 곤혼스러워 한다”며 “점심 식사 후 잠깐 머무르다 음료를 들고 나가는 고객도 적지 않은데 이들에게 강제로 다회용 컵을 사용하게 할 수도 없고, 일회용 컵을 원한다고 매장 밖으로 쫓아낼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B 커피전문점 관계자도 “위생이나 용량 정확성을 의심하며 다회용 컵을 기피하는 고객도 있고, 직원들도 고객이 몰리는 점심시간에 컵 세척까지 해야 해 다회용 컵을 부담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다회용 컵을 충분히 준비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다. A사 관계자는 “다회용 컵 공급을 늘리고는 있지만, 좌석 수만큼 컵을 놔 둘 공간이 모자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아직은 다회용 컵 사용이 익숙하지 않다. A사 명동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최민우씨는 “다회용 컵이 친환경적이란 건 알지만 음료를 들고 나갈 수도 없고 깨끗이 세척하는지도 의심스러워 일회용 컵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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