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지수가 3년 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 사태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 소비심리에 이어 기업 체감경기도 급속히 위축되는 모양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5포인트 낮은 75로 지난해 2월(7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1포인트)에 이어 두 달째 하락한 것으로, 낙폭은 메르스 사태가 본격화된 2015년 6월(-9포인트)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값이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 BSI(74)가 6포인트 떨어졌다. 역시 2015년 6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비제조업 업황 BSI(76)는 4포인트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은 무역분쟁 심화, 비제조업은 계절적 요인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소가 업황 BSI 악화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제조업에선 전자영상통신장비(85)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판매 부진 여파로 4포인트 하락했고, 자동차(65) 역시 완성차 판매 부진과 미국의 수입차 관세부과 방침 등의 영향으로 7포인트 하락했다. 화학제품(91)은 11포인트 떨어지며 갈수록 격화하는 미중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다.

비제조업에선 도소매업(74)이 휴가철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5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74)과 건설업(73)은 SOC 등 공공부문 투자 감소 여파로 각각 12포인트, 3포인트 빠졌다.

경영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엔 제조업체는 내수 부진(20.9%), 인력난·인건비 상승(14.2%), 불확실한 경제상황(12.6%)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특히 인력난·인건비 상승은 전월보다 2.2%포인트 오르며 통계가 작성된 2003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제조업체도 내수 부진(17.1%), 인력난·인건비 상승(14.4%)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경쟁 심화(13.0%), 불확실한 경제상황(13.0%)이 뒤를 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졌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라 대체 인력을 구하는 기업들이 인력난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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