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한반도 주변 기압계 모식도. 기상청 제공

폭염을 식혀줄 것으로 기대됐던 제12호 태풍 ‘종다리’(JONGDARI)가 29일 오후 열대저압부로 약화됐다. 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저기압의 힘으로 30일 한반도 동남부에는 비를 뿌리면서 더위를 식히는 반면 서쪽 지방에는 되레 폭염을 불러올 전망이다. 이에 더해 현재 중국 북부와 몽골 남쪽에 위치한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 부근 북태평양고기압에 영향을 미치면서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9일 ‘폭염 현황과 전망’ 자료를 통해 다음달 1일까지 강한 일사와 동풍의 여파로 서쪽지방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7도 이상 오르는 등 폭염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열대저압부의 영향으로 유입된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고온건조 해지면서 서쪽은 오히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30일 낮 최고기온은 서울ㆍ대전 37도, 광주ㆍ전주 35도 등 28~37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기상청은 31일과 1일 중 일 최고기온이 경신되는 곳이 있겠고, 밤에도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아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보했다.

이미 올해 7월까지 폭염일 수와 열대야일 수는 각각 14.7일과 6.5일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더위를 기록했던 1994년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특히 1994년 폭염은 7월말부터는 점차 완화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올해는 1994년과 비슷한 폭염이 이어진 끝에 역대 8월 중 가장 극심한 폭염을 보였던 2016년 폭염 모드로 바뀌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서쪽으로부터 대륙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하고 있는데 이는 2016년 8월 보다 더 강력하다”며 “특히 31일과 1일 서쪽지역에서 올해 최고기온값을 기록하고, 일부지역에서는 일 최고기온 극값을 갱신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27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점박이물범이 분수가 설치된 물속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시스
27일 서울대공원 에서 아시아 코끼리가 물웅덩이에서 사육사들이 넣어준 대형 얼음에 얼린 과일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종다리는 30일 일본 가고시마 서북서쪽 약 160㎞ 부근 해상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열대저압부에 따른 동풍의 여파로 동해안과 일부 남부지방에는 강원 영동(20~60㎜)과 경상도와 전남(5~40㎜), 제주도(31일까지 20~60㎜)에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해당 지역은 폭염 수준에서는 벗어나겠다. 하지만 동풍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31일이나 1일부터는 다시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종다리가 태풍에서 열대저압부로 세력이 약화됐지만 중심 부근에서는 여전히 매우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으니 강풍과 높은 파고에 주의해야 한다”며 “열대저압부가 해상을 지나는 동안 다시 태풍으로 강화될 가능성도 있어 열대저압부에 대한 정보도 지속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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