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인멸 우려” 영장 발부
특검, 변호사 등 잇단 소환조사
김경수 지사 수사도 탄력 받을 듯
허익범 특별검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허익범(59) 특별검사팀이 수사 성공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핵심 인물들의 신병 확보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반환점을 돈 수사에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27일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기소)씨가 이끌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회원인 김모(43ㆍ필명 초뽀)씨와 강모(47ㆍ필명 트렐로)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이미 구속된 드루킹 4인방(드루킹, 서유기, 솔본아르타, 둘리)과 함께 킹크랩(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를 받는다.

특검은 불구속 상태던 두 사람을 소환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경찰 수사가 본격화한 3월쯤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을 포착해 2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둘은 2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고, 도주 우려가 없다”라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4인방 구속이 경찰 단계에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김씨와 강씨는 특검이 처음으로 신병 확보에 성공한 사건 관련자다.

여기에 더해 특검팀은 구속된 4인방의 신병도 좀 더 길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법원이 26일 드루킹 외 3명의 댓글 조작 사건을 단독 재판부(검찰이 기소한 사건)에서 합의재판부(특검이 기소한 사건)로 병합해 심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 달말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를 기대했던 4인방 모두 한동안 구속 상태를 면치 못하게 됐다.

주요 피의자들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수사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향후 수사는 전과는 다르게 핵심에 좀 더 근접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본류’에 해당하는 김경수 경남지사를 향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27일 특검은 드루킹이 청와대 행정관으로 추천한 윤모(46) 변호사와 조직의 자금책인 ‘파로스’ 김모(49)씨를 소환한 데 이어, 구속영장을 발부 받은 ‘초뽀’ 김씨도 불러 조사했다.

다만 정치권 수사는 정의당 측의 강한 반발에 따라 다소 움츠러든 상태다. 드루킹이 노회찬 전 원내대표와 함께 심상정ㆍ김종대 의원 등을 협박했다는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두 의원을 조사하겠다고 특검이 밝히자, 정의당이 강하게 반발해서다. 노 원내대표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노 원내대표 측에 자금을 제공한 혐의 수사 역시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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