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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열사병 구급이송 2만명… 재택근무 늘고 ‘혹서수당’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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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열사병 구급이송 2만명… 재택근무 늘고 ‘혹서수당’도 등장

입력
2018.07.24 17:35
수정
2018.07.24 19: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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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구마가야시 41.1도 기록 

 도쿄 관측 이래 첫 40도 돌파 

 지난주 65명 사망 역대 최다 

 수온 높아 초등교 수영 지도 중단 

 여름방학 기간 연장 방안도 검토 

 고령자 가구 대상 전기요금 할인 

지난 23일 일본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에 설치된 대형 온도계가 41도를 표시하고 있다. 이날 이 지역의 최고 기온은 41.1로 관측 이래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구마가야=교도 연합뉴스
지난 23일 일본 사이타마현 구마가야시에 설치된 대형 온도계가 41도를 표시하고 있다. 이날 이 지역의 최고 기온은 41.1로 관측 이래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구마가야=교도 연합뉴스

일본 열도가 사상 최고의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3일 사이타마(埼玉)현 구마가야(熊谷)시의 최고기온은 일본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인 41.1도를 기록하고, 도쿄(東京) 기온도 관측 이래 처음으로 40도 이상으로 올랐다. 5,000m 상공의 태평양 고기압과 1만5,000m 상공의 대륙지역 티베트 고기압이 만나 공기가 정체되면서 기온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도권인 간토(關東) 지방은 푄 현상까지 겹치면서 수온주가 치솟고 있다. 기상청은 8월 상순까지 최고기온 35도 이상인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열질환자들도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4일 총무성 소방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16~22일 전국에서 열사병으로 병원으로 구급 이송된 환자는 총 2만2,647명이다. 전주(9~15일ㆍ9,956명)와 비교하면 2.3배 급증한 수치로, 이 중 사망자도 65명에 달했다. 2008년부터 주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이송자와 사망자 모두 가장 많은 수치였다. 이와 별개로 이날 마이니치(每日) 신문은 자체집계를 근거로 18~23일 6일 동안 열사병 등 온열질환 추정 증세로 전국에서 94명이 숨졌으며, 이 중 90%가 60대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당국은 무더위에 취약한 노약자의 실외활동을 자제시키는 등 건강보호 조치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도쿄도(東京都)의 대다수 초등학교에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영 지도를 중단했다. 조후(調布)시는 23일부터 초등학교 20곳에서 수영 지도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실내 수영장을 갖춘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중지 결정을 내렸다. 옥외 수영장 3곳을 조사한 결과 그늘의 기온이 42도, 수온도 32도였다. 수온이 높으면 땀을 흘려도 체온이 내려가지 않는다. 규슈(九州)전력은 23일부터 75세 이상 노인이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8~9월분 전기요금을 10% 할인해 주는 상품을 내놨다. 고령자들이 전기요금을 걱정해 좀처럼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초ㆍ중학교에 에어컨 설치를 지원하고 여름방학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현지시간) 폭염 때문에 일본이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7월 24일~8월 9일)을 여름에 강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은 더위를 피해 10월에 열렸다.

폭염은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인포테리아는 19일부터 사원들에게 텔레워크(사무실 외의 장소에서 근무) 신청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오전 5시 기상청 예보를 기준으로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에는 텔레워크 신청을 받는다. 전국 각지에서 최고기온 40도 이상을 기록한 23일에는 도쿄 본사 직원의 20%가 텔레워크를 신청, 자택 등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관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텔레워크는 생산성 향상과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교통혼잡 완화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최근과 같은 이상 폭염 시에는 대안 근무방식으로 주목 받고 있다.

혹서(酷暑)수당을 지급하는 기업도 있다. 주택개조업체인 고령자주거환경연구소는 7~9월 평일에 한해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을 경우 400엔, 35도 이상일 경우 800엔의 혹서수당을 지급한다. 400엔은 생맥주 1잔 값을 기준으로 정했다. 고객과의 회의나 상담을 위해 하루 3~5가구 정도를 방문하는 외근 사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2014년부터 도입됐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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