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산재 피해자 증가 사전차단 취지”


최종 산재 판정 이전에도 진료비 지원
반도체 백혈병 등 별도 인정 기준 필요
첨단산업 특화 ‘직업병 판정 방식’도 마련
게티이미지뱅크

고용노동부가 특정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피해자와 비슷한 일을 하는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산재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산재 위험을 방치해 피해자가 늘어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또 일반 제조업에 맞춰져 있던 직업병 작업환경 측정 방식을 반도체 등 첨단ㆍ전자산업에 특화된 형태로 별도 마련하기로 했다.

24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고용노동부의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 따르면 고용부는 이런 산재 예방과 피해자 지원 대책을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보고한다.

내달부터 특정 사업장에서 산재가 발생하면 근로복지공단 직원이 해당 사업장에서 산재 피해자와 같거나 비슷한 업무를 하는 근로자를 찾아가 필요 시 산재 신청을 권유하고 치료 지원에 나서는 방안을 시행한다. 주평식 고용부 산재보상정책과장은 “뒤늦게 질병을 키워서 오면 근로자도, 공단도 손해이기 때문에 사전 조치를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산재 당연인정기준을 충족하는 피해자인 경우 최종 산재 판정 이전에도 전국 산재병원 10곳에서 본인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만약 산재가 불인정 되더라도 산재병원 진료비를 공단이 부담할 예정이다. 최종 판정까지 걸리는 한 두달 동안 병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중재합의서 서명으로 다시 주목을 받는 전자산업 근로자의 직업병 예방을 위해서는 작업환경 측정 방식을 개선하기로 하고 최근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작업환경 측정은 직업병 예방을 위해 사업주가 작업장 내 190종 유해물질에 대한 근로자의 노출 정도를 측정해 매 6개월마다 지방고용노동관서에 보고서 형태로 제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첨단ㆍ전자산업에도 일반 제조업의 작업환경 측정 방식을 가져다 썼는데, 그러다 보니 측정 결과에는 별 이상이 없는데도 백혈병 등 희귀병에 걸리는 근로자들이 발생하는 경우 산재 인정이 되지 않아 노사 분쟁의 원인이 됐다. 특히 첨단산업 근로자의 희귀병을 산재로 인정하는 법원 판례가 나오면서 고용부는 첨단ㆍ전자산업에 적합한 별도의 작업환경 측정 방식과 산재 인정 기준 등을 만들기로 했다. 박영만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연내 연구용역 등에 착수해 이르면 내년 초부터 현장에 적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산재 인정 기준이 불명확해 지역별로 인정률 편차가 20%포인트 넘게(5월 기준 광주ㆍ전라 81.5%, 대구ㆍ경북 58.9%) 벌어지는 6대 근골격계 질환과, 산재 신청이 연간 200여건에 머무는 정신질환(자살 포함)의 구체적 업무 관련성 인정 기준을 연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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