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 로얄. 슈퍼셀 제공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유명한 핀란드 게임회사 슈퍼셀은 놀라운 기록을 많이 가지고 있다. 2010년 창업한 슈퍼셀은 단 4개의 게임으로 지난해 매출 18억 유로(약 2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2010년 회사 설립 이후 단 7년 만에 이룩한 성과다.

경이적인 매출 기록이 겨우 230여 명의 직원에 의해 달성됐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매출만으로 계산한다면 종업원 1인당 매출이 100억원에 달한다.

슈퍼셀의 충격은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일카 파나넨을 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는 슈퍼셀의 성공 비결을 문화, 운 그리고 실패의 용인이라는 세 가지로 정리한 바 있다. 창업 초기 관료적 기업 조직이 게임 산업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그는 중간 관리자를 제거한 슬림한 조직을 설계했다.

또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퍼즐게임 ‘스푸키팝’이 실패하자 슈퍼셀 사무실에서 게임 캐릭터 장식이 올라간 케이크로 실패를 자축하기도 했다.

이런 조직문화는 슈퍼셀 만의 특성은 아니다. 성공한 글로벌 게임회사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공통 코드이기도 하다. 일본의 닌텐도 역시 개발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로 유명하다. ‘닌텐도 게임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야모토 시게루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01년 콘솔게임기 엑스박스를 출시했을 때 파격적인 조건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MS가 제시한 연봉 패키지는 무려 500억원. 그러나 미야모토 시게루는 단칼에 이 제안을 거절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자유롭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닌텐도를 떠날 생각이 없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미야모토 시게루가 세계 3대 게임전시회 중 하나인 미국 LA의 ‘E3’에서 강연할 때 미국 팬들이 보낸 환호는 충격적이었다. 어릴 때부터 ‘슈퍼마리오’나 ‘젤다의 전설’ 같은 닌텐도 게임을 하면서 자란 미국 젊은이들은 미야모토 시게루의 이름을 연호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미국인은 자신들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이다. 그런 미국인들이 일본인 미야모토 시게루에 열광하는 모습은 내게 놀라움과 함께 서글픔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미야모토 시게루가 서 있는 저 자리에 만약 김택진(엔씨소프트)이나 김정주(넥슨) 같은 한국 게임회사 창업자들이 서 있다면 과연 이들은 환호할까.”

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게임강국 한국의 게임회사들이 관심과 존경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한국 게임회사 조직문화와 창업자들의 철학에 대한 경탄이 없을 때 한국 게임사업의 성공은 절반에 그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 그런 ‘감동’을 줘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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