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업가 1조5000억원 제안
잉글랜드 축구 전설 개리 네빌. 로이터 연합뉴스

잉글랜드 축구 전설 개리 네빌(43)이 영국 하원 공청회에 참석해 최근 축구협회(FA)가 추진 중인 웸블리 구장 매각 협상과 관련 “당장의 이익에 눈 멀어 평생 후회할 일”이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네빌은 이날 영국 하원 디지털방송문화체육 위원회가 개최한 웸블리 매각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돈 몇 푼 벌자고 ‘국가적 자산’인 웸블리를 내다 파는 건 터무니 없는 발상”이라며 이같이 발언했다. 네빌은 1995~2009년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당대 최고의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했다. 2005~2011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장 완장을 차고 박지성(37)과도 한솥밥을 먹었다.

영국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웸블리는 파키스탄계 미국인 사업가 샤히드 칸의 매각 제안을 받으며 새로운 운명을 맞았다. 칸은 지난 4월 FA에 웸블리를 10억파운드(약 1.5조원)에 매입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장 유지비용을 감당할 만한 뚜렷한 수익창구가 없어 고민이던 FA는 이 제안이 솔깃했다. 매각이 완료된다면 FA는 웸블리를 판 금액을 영국 축구 발전에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연간 700만파운드(약 103억원) 가량이 영국 축구 뿌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웸블리가 외국인 사업가의 손에 넘어가면 그 만큼 포기해야 할 부분도 만만치 않다. 잉글랜드 축구의 상징이 자본에 팔려나갔다는 상실감에 더해 영국 축구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미국프로풋볼(NFL) 잭슨빌 재규어스의 구단주이기도 한 칸은 팀을 런던으로 옮겨오거나 런던에 새로운 팀을 세우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NFL은 9월 초부터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지는데 잉글랜드 대표팀의 평가전이나 메이저 대회 예선 일정과 충돌할 경우 축구 일정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네빌은 “연간 700만파운드는 영국이나 협회 전체 예산에 비하면 매우 작은 부분에 불과해 충분히 다른 방법으로도 마련할 수 있는 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잉글랜드 프로 축구 각 구단에 에이전트 수수료를 추가로 부과하거나 상금 규모를 조정하면 충분히 여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며 “돈 벌 방법을 찾아왔으니 어떤 경우에도 웸블리만큼은 팔지 말자”고 호소했다. 네빌 맞은편에 마주한 마틴 글렌 FA회장은 “웸블리를 매각하고 협회 본연의 임무인 축구 발전에 집중할 수 있다면 윈-윈”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박순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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