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캄보디아 총선

훈 센 일가, 211개 기업 경영 관여
자녀ㆍ사돈 통해 군ㆍ경 장악 강화
훈 센(앞줄 가운데) 캄보디아 총리의 자녀(3남2녀)들. 뒷줄 왼쪽부터 셋째(차남) 내외, 다섯째(차녀) 내외, 첫째(장남-왼쪽서 여섯번째) 내외, 둘째(장녀) 내외. 맨 오른쪽은 삼남의 부인. 앞줄 두 번째부터 분 라니 부인, 훈 센 총리, 탁신 전 태국 총리. 맨 오른쪽은 탁신에 앞서 총리를 맡았던 솜차이 웡사왓 전 태국 총리. 촬영된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크메르타임스 캡쳐

캄보디아에서는 부자의 자산 순위 번호가 1,001부터 시작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잘나가는 사업가도 훈센 총리, 그 자녀와 일가, 친인척의 재산을 능가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코트라(KOTRA) 프놈펜 무역관에 따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1,500달러 수준의 캄보디아는 인구 1,520만명 중 85% 이상이 GDP 450달러 이하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B매체의 한 기자는 “모든 요직을 총리 가족과 친인척, 측근들이 차지하고 있는 데 대해 반감이 상당하다. 이것이 선거에서 어떻게 표출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훈센 총리는 총선을 2개월 가량 앞두고 있던 지난 6월 말 자신의 장남인 훈 마넷(41)을 대장으로 승진시켰다. 왕립캄보디아군(RCAF) 부사령관 겸 국방부 산하 대 테러부대 사령관, 또 총리경호부대 부대장으로서 아버지를 최측근에서 보좌하고 있다. 차남 훈 마닛(37)도 군(RCAF)의 핵심 보직인 정보국장을 맡고 있다. 군 통수권자인 총리가 그의 아들들을 통해 군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차남은 집권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의 감찰국 부국장도 겸하고 있다.

‘내치’에 필요한 경찰은 ‘혼맥’으로 관리하고 있다. 장녀 훈 마나(38)와 결혼한 맏사위 디 위체아는 경찰청 부청장이다. 올해 초 승진했다. 과거 훈 센 총리의 ‘국민배우 스캔들’ 당시 사건 은폐를 위해 백방으로 뛴 혹 렁디 전 경찰청장의 아들로 차기 경찰 수장이 유력하다. 훈 센 총리의 둘째 며느리인 혹 첸다위의 오빠이기도 하다.

훈 센 총리 일가는 ‘비즈니스 제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권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NGO ‘글로벌 위트니스’에 따르면 총리 일가들이 소유하거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부동산개발, 건설, 카지노, 관광, 문화, 통신, 전력, 항공, 무역, 임업, 광산, 소매업 등 일반인들이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 영역에 걸쳐있다. 사업들은 대부분 딸과, 사위, 며느리들이 이끌고 있다.

그 중에서 장녀 훈 마나는 캄보디아 진출 외국 기업들이 가장 접촉하고 싶어하는 ‘로비 대상 1호’로 꼽힌다. 현지 한 소식통은 “캄보디아에서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며 “언론까지 장악하고 있어 정치권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그와 연관된 기업은 수십 개에 이르며, 그 중 18개에서 대표직을 맡고 있다고 발표했다. 대표직을 맡지 않고 있는 기업에도 지분 참여 등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차녀 훈 말리(35)는 고급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디다스, 자라, 망고, 시세이도 등의 독점판매권을 갖고 있다. 양주와 맥주, 듀렉스 콘돔, 네스카페, 크리넥스 티슈 등을 판매하는 회사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자녀와 사촌, 조카 등 총리 일가가 관여하고 있는 기업을 총 211개로 추정했다.

프놈펜=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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