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구촌에서 두 가지 ‘꿈 같은’ 일이 생겼다며 중국 지인이 문자를 보내왔다. 필자도 바로 동의했다.

첫 번째 ‘꿈 같은’ 일은 16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4대 2로 패해 준우승에 머문 크로아티아 축구의 꿈이다. 16강이 목표였던 크로아티아는 본선 3경기 연속 120분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결승에 올라 프랑스를 몰아붙였다. 월드컵 최우수선수(MVP)가 받는 골든볼은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가 받았다.

경제 굴기(屈起)를 이룬 중국은 축구광인 시진핑 주석이 축구 굴기를 독려한다. 그러나 엄청난 투자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은 중국의 ‘꿈’이다. 불과 30년도 안 된 역사의 크로아티아에 비해 모든 면에서 우세한 중국이 축구도 그럴 수 있을지를 묻자 중국 지인은 월드컵이나 올림픽 본선 진출은 ‘꿈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내기에서 이겼다고 신났던 그는 금세 풀이 죽었다. 미안하지만, 축구 얘기는 중국 친구의 기를 죽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1991년 6월 25일 옛 유고 연방에서 독립한 크로아티아는 인구 416만명(세계 129위) 면적 5만6594㎢(세계 127위) GDP 610억달러(세계 75위)의 작은 나라지만, 월드컵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부러우면 진다는 농담도 있지만, 부럽다. 우리도 지지 않으려면, 솔직하게 실력 차이를 인정하고 배워야 한다.

중국 지인이 언급한 두 번째 ‘꿈 같은’ 이슈는 한반도 대화 국면이다. 그는 두 차례의 남ㆍ북 정상회담과 역사적인 첫 번째 북ㆍ미 정상회담도 그렇지만, 세 차례의 북중 정상회담이 불과 석 달도 안 돼 이루어진 올해 한반도의 대화 국면이 ‘꿈 같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세 번이나 급히 이뤄진 정상회담으로 북중 관계가 회복되고, 중국의 역할이 중요해졌으며, ‘차이나 패싱’ 우려도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필자의 중국 축구 얘기로 심술이 생겼는지, ‘한국 패싱’ 우려가 없는지 물어 왔다. 한국은 이미 ‘중재자’로 시작해서 ‘주도적 행위자’ 단계로 넘어왔으며 한중 양국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는 답변에 그는 만족해 했다.

지난주 베이징 방문 시 중국 기자가 필자에게 질문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북한 카드를 활용해 열세를 만회하려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것이었다. 분위기를 살펴보니 동석한 다른 기자도 필자의 대답이 궁금한 눈치였다.

필자는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역으로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는 갑자기 돌직구 질문을 받을 때 필자가 애용하는 방법이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중국은 중미 관계와 중북 관계를 연계하지 않는다. 무역전쟁은 무역전쟁이고, 한반도 안보 문제는 별개다.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이용해 어떠한 이익도 취하려 하지 않는다. 중국은 한반도 대화 국면을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이용하려는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이런 생각은 자신의 생각이자, 중국 여론이나 정부 입장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필자의 큰 웃음소리에 머쓱했는지 그는 황급히 화두를 돌렸다. 중국은 북한 카드 활용을 숨기고 싶지만, 강조할수록 드러날 뿐이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꿈 같은’ 얘기는 이룰 수 있는 현실이다. 남북 축구 단일팀은 선수 선발이나 축구협회 문제를 포함, 남과 북의 현존하는 고질적 문제 해소와 새로운 동기 부여로 ‘꿈’을 이룰 수 있다. 한반도 대화 국면은 경제와 안보의 병행 협력으로 남북 모두에게 새로운 도약의 동력이 된다. 남북은 전략적 협력으로 한반도 신(新) 북방ㆍ남방ㆍ경제지도를 민족의 대전략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주변국을 주도하고, 특히 중국이 남북의 눈치를 보도록 할 수 있다. 한민족의 도약은 한반도 대전략의 이행으로 시작된다.

김상순 중국 차하얼(察哈尔)학회 고급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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