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인도 방문 중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일정을 두고 뒷말이 적지 않다. 청와대로서는 한ㆍ인도 경제협력의 상징적 현장으로 현지 공장 방문을 결정했을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삼성 노이다 공장에서만 2,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이라며 인도 경제에 대한 삼성의 기여를 강조했다. 대통령은 현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재계와의 소통 강화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 하지만 업계에선 냉소적 평가가 잇따른다. 우선 야당의 시비가 아니라도, 대통령이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현장을 찾아 일자리를 거론한 것 자체가 어설픈 코미디 같았다는 촌평이다. 사실 말이 좋아 해외 직접투자이지, 나쁘게 보면 국내 여건이 안 돼 우리 기업의 생산기지가 해외로 빠져나간 현장을 찾아 축가를 부른 셈이 됐다.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짧은 면담에서 “한국에서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걸 두고도 자리가 자리인 만큼, 협박인지 격려인지 모를 정도로 어색했다는 얘기가 많았다.

▦ 대통령의 삼성 인도 공장 방문을 둘러싼 ‘뒷담화’가 나도는 중에 이번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삼성 발언이 파문을 낳았다. 홍 원내대표가 13일 한국여성경제포럼에서 “삼성이 협력업체들을 쥐어짜고 쥐어짜서 오늘의 세계 1위를 만들었다”며 “삼성이 작년에 60조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여기서 20조 원만 풀면 200만 명한테 1,000만 원씩을 더 줄 수 있다”고 한 말이 문제가 됐다. 대기업 성장이 협력업체 수익이나 노동자 임금으로 제대로 환원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려는 취지였을 것이다.

▦ 하지만 여론은 홍 원내대표에 대한 반감으로 들끓고 있다. 협력업체를 쥐어짠 부분이 없지 않다 해도, 그걸로 삼성이 세계 1위가 됐다는 건 우리 기업에 대한 지나친 자학이라는 비판이 많다. 더 많은 반감을 사고 있는 발언은 “삼성이 20조원만 풀면 200만 명한테 1,000만원 씩을 더 줄 수 있다”는 대목이다. 한 네티즌은 “홍 대표가 먼저 사재 1,000만원을 내놓으면 나도 50만원 정도는 내놓을 수 있다”며 ‘나눠먹기식 발상’을 조롱했다. 현 정부 들어 대기업에 대한 시각과 정책이 급변하면서 왠지 편치 않은, 그래서 어색한 풍경이 연일 등장하는 것 같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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