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땅값 비싸기로 세계 최고인 미국 뉴욕 맨하탄의 지상 12층 건물이다. 누구나 다 아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이 건물을 뉴욕 본사로 쓰고 있는데, 의외로 임대다.

세계 1위 부자 제프 베저스의 아마존이 16년간 임대로 입주한 이 건물의 주인도 한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전국에 3,467개의 우체국을 운영하는 우정사업본부다.

2016년 5월 3,160억원에 건물을 매입한 해외 부동산 펀드에 우정사업본부가 투입한 금액은 1,539억원(49%)이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타코마 국제공항에서 약 25분 떨어진 벨뷰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보안기업 팔로알토네트웍스 건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인근의 대형 금융기관 나틱시스 빌딩 등도 우정사업본부가 투자해 소유권을 가진 건물들이다.

국내에서는 우편과 소포의 대명사지만 해외에서 우정사업본부는 22개 부동산 펀드에 총 1조8,400억원을 담그고 있는 부동산 업계의 ‘큰 손’으로 통한다. 이러다 보니 내부에서는 “부동산 관리 전문조직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미국 시애틀 인근 벨뷰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전경. 우정사업본부 제공

사실 부동산 펀드는 우정사업본부 금융사업 중 일부에 불과하다. 국내 연기금 중 1위는 자산규모로 세계 10대 연기금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국민연금이다. 자산이 무려 626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 바로 뒤를 따르고 있는 국내 2위가 우정사업본부다.

지난해 우정사업본부의 예금수신고는 63조1,900억원, 보험총자산은 53조8,700억원에 달했다. 둘을 합치면 120조원에 육박한다. 내로라 하는 미국의 금융사들도 우정사업본부장이 뜨면 버선 발로 마중 나온다는 우스개 소리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공공기관이라 기금운용 담당은 연봉이 일반 금융사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웬만하면 연간 10조원 정도를 굴리는 자리로 통한다. 일반 금융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일이라 꽤 인기 있는 자리로 알려졌다.

우정사업본부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기대되는 부동산이나 사모펀드 투자를 더 늘릴 계획이다. 당연히 2016년 17.9%에서 지난해 22.1%로 증가한 해외 투자 비중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본업인 우편서비스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4만2,000명 규모의 조직을 끌어가기 위해 대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우정사업본부의 고민은 올해도 계속된다.

지난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만난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고시생 등 건강을 챙기기 어려운 청년들을 위한 저렴한 보험처럼 공공기관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금융상품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