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재감리 명령 수용
선례 없어 일정 길어질 전망
[저작권 한국일보]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일지 송정근기자

금융감독원이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의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 재감리 명령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금감원은 또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한 만큼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의 ‘2015년 자회사(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처리 기준 변경’에 대한 분식 공방은 이제 검찰로 무대가 옮겨져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13일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증선위가 두 달에 걸쳐 여러 차례 회의 끝에 심사숙고해 결정한 내용에 대해 존중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날 금감원은 증선위가 바이오젠 콜옵션 공시 누락에 대해선 회계기준 위반이라고 한 데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분식 논란의 핵심인 자회사 가치를 시장 가치로 매긴 것과 관련해선 판단을 유보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금감원이 이날 기자들을 대상으로 백브리핑(주요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브리핑 외 별도로 설명하는 자리)을 갖겠다고 공지했다 행사 40분 전 돌연 취소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일부 반발에도 금감원이 결국 증선위의 재감리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한 만큼 검찰에서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도 이날 “공시 누락과 회계상 공정가치 평가는 맥락이 이어져 있기 때문에 검찰도 분명히 살펴볼 것”이라며 “고의로 판단된 위반 사항에 대해 검찰에 관련자료를 신속히 제공하면서 수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문제를 처음 제기한 참여연대도 이날 “공시 누락을 고의로 판단했다면 그 의도와 파급 효과도 제대로 밝혀야 한다”며 “바이오젠 콜옵션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이뤄진 후 비로소 부채로 반영한 것은 공시 누락으로 합병 비율을 왜곡시키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이 떠 안은 숙제다.

금감원은 재감리 부분은 외부감사법에 따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감리 명령을 받은 것이 처음인 만큼 절차와 방법 등을 고민한 뒤 재감리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에 대한 금감원의 감리 절차가 1년 이상 진행된 점을 감안할 때 재감리 일정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형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감원이 감리위원회에 새로운 조치안을 제출하기까지 6~12개월, 다시 3개월간의 감리위원회, 이어 증선위 심의 절차 등이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재감리를 하더라도 상장폐지까진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계기준 위반으로 최종 결론이 나더라도 대우조선해양이나 한국항공우주 등의 사례를 볼 때 상장폐지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삼성바이오 주가는 2만7,000원(6.29%) 하락한 40만2,000원에 마감됐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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