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활동 시간 축소 등 행정명령 시행
노조 “헌법상 권리 침해” 반발
민주당ㆍ시민단체들도 규탄나서

미 최대 공무원 노조인 미연방공무원연합(AFGE) 조합원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AFGE 홈페이지 캡처.

관료주의 혁파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공무원 개혁 행정명령이 9일(현지시간)부터 시행에 들어가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공무원 노조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개혁대상으로 지목된 공무원 노조는 행정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월권이라면서 법원에 위법성 여부 판단을 구한 상태다. 의회에서도 개혁방안에 찬성하는 공화당과 공무원 노조를 지지하는 민주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미국인사관리처(OPM)가 지난 주말 각 부처에 행정명령 이행 관련 지침을 내려 보낸 데 이어 9일부터 실제로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서 정부와 공무원 노조간 힘겨루기는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대선 후보 시절 “연방정부에는 ‘쓰레기, 사기, 권한남용’이 넘쳐난다”며 ‘개혁’을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25일 행정명령 3건에 서명하며 210만명에 달하는 미 연방 공무원 조직에 대한 힘 빼기에 나섰다. 노조의 과도한 영향력을 통제하고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가 설명하는 행정명령의 취지다. ▦조합활동 시간을 총 근로시간의 25%로 제한하고 ▦저성과자 및 비위 공무원의 해고 전 업무개선기간을 기존 12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며 ▦조합이 사용하는 연방정부 내 사무실의 유료화 ▦ 성과평가 강화 ▦ 징계 및 해고 공무원 재임용시 해고ㆍ징계 사실 해당 부처에 고지 의무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여기에 각 부처에 대해서는 노조에 과도하게 유리한 단체협상 규정을 1년 이내 수정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런 대(對) 공무원 노조 강경책은 큰 정부에 적대적인 보수성향 싱크탱크 해리티지 재단이 2011년 발표한 공무원 노동권 제한 보고서에 기초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연방예산 삭감, 신규 공무원 임용 동결, 공무원 임금 인상 동결, 은퇴자 연금 동결 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

행정명령이 시행되기 전부터 사실 주요 부처에서는 노조 옥죄기 및 공무원 기강잡기 조치가 시작된 상태였다. 교육부는 지난 3월 워싱턴 청사 안에 있던 노조 사무실의 퇴거 조치를 단행했고, 농무부와 상무부는 무제한이던 근무 시간 중 화상통화를 하루 한 번으로 축소했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화상통화를 이용한 원격근무를 도입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원격근무가 근로기강을 떨어뜨린다고 보고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노조 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들이 노사 교섭을 통해 얻어낸 성과물을 강탈하고 협상능력을 약화시킨 초법적 조치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조합원 70만명에 이르는 최대 공무원 노조인 미국연방공무원연합(AFGE)은 연방공무원들에 대한 헌법상 권리침해를 수용할 수 없다면서 행정명령 3건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노동청(FLRA)에도 사무실 퇴거 조치 등의 불공정 여부에 대해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노조에 우호적인 민주당과 시민단체들도 외곽에서 지원하고 있다. 잰 셔카우스키 하원의원 등 민주당 의원 80여명은 행정명령철회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해 이날 AFGE 측에 전달했다. 노조가 제기한 행정명령에 대한 위법소송 기일이 다가오면서 정부와 노조의 여론전 역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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