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윈체 대표 인터뷰
부친 대리점 운영 경험 발판으로
대기업 주도 B2B 창호시장에서
10년새 매출 800억원 9배 성장
신축아파트시장 4대 업체 인정
에넥스와 제휴ㆍ홈쇼핑 진출 등
B2C시장 진출 다양한 판로 모색
“리노베이션 주력 사업 분야로”
김형진 윈체 대표가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윈체 창호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커져가는 B2C(기업 대 소비자) 시장을 윈체의 주력 사업 분야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홍인기 기자

내가 살고 있는 집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선택해 구입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집 건설 단계에 이미 건축업자와 설비업자 등이 대량으로 구매해 설치해 놓은 창문, 창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내 집을 스스로 꾸미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소비자 차원의 접근이 어려웠던 창호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건설사 등을 주로 상대하는 B2B(기업 대 기업) 시장에만 안주했던 창호 제조사도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해 B2C(기업 대 소비자)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중소기업임에도 B2B시장에서 대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해 왔던 창호업체 ‘윈체’는 창호시장의 이러한 변화에 가장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형진(46) 윈체 대표이사는 “대기업과 달리 창호 생산부터 시공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본사가 책임지고 있는 윈체는 B2B시장에서 다른 기업보다 더 경쟁 우위에 있다”며 “B2C 시장이 크게 열리고 있는 창호 시장의 변화를 회사 성장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윈체의 전신은 사실 대기업인 동양제철화학(현 OCI)의 PVC 창호 사업부였다. 김 대표의 부친은 동양제철화학의 창호 제품을 전국 건설사에 납품하고 시공하는 업무를 맡아보는 대리점 대신시스템의 대표였다.

하지만 2006년 동양제철화학이 창호 사업을 정리하고 시장을 떠나기로 하면서 김 대표 부친(김왈수 전 회장)에게 기회가 왔다.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김 대표 부친에게 동양제철화학이 사업부 인수를 권유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당시 인수 자금이 부족한 대신시스템은 향후 사업을 통해 벌 돈으로 인수대금을 갚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파트너사로 쌓아온 서로간의 신뢰가 바탕이 됐기 때문에 대리점이 본사 사업부를 인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형진 대표가 회사 경영에 참여한 것은 이 때부터다. 김 대표는 창호 브랜드 윈체를 회사명으로 내세우고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창호 B2B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당시 창호업계에서는 윈체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대형 건설사와 납품 경쟁을 펼치는 데 필요한 조직력과 자금력 등이 중소기업 윈체에게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윈체는 대리점 활동을 하면서 쌓아온 경험을 무기로 내세웠다. 생산부터 사후관리까지 일원화 시스템을 갖춘 윈체에게 납품을 맡기는 건설사가 하나 둘 늘어갔다. 인수 초기 90억원 불과했던 윈체 매출은 지난해 800억원으로 9배 가까이 늘어났다.

김 대표는 “창호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대기업 창호 제품의 경우 대리점들이 현장에 가지만 윈체는 본사가 스스로 대리점 역할을 하며 문제 해결에 나선다”며 “원활한 납품과 신속한 사후관리를 강점으로 내세운 윈체가 중소기업임에도 창호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신축아파트 분양시장에서 4대 창호업체로 인정받는 등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지만 김 대표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 B2C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대리점 경험을 통해 밑바닥 시공 현장의 특성을 알고 있는 중소기업이 강점을 나타낼 수 있는 시장이 바로 B2C시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B2C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우선 판매채널을 늘리기 위해 가구업체 에넥스와 제휴를 맺고 가구 대리점에서 창호 제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TV홈쇼핑에도 진출해 창호 교체에 관심이 많은 중ㆍ장년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으며 대형 아파트 단지에 특별 판매 매장을 설치해 소비자 눈길도 잡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B2C 시장 진출 1년 만에 이 분야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나름 성과도 내고 있다”며 “리노베이션과 재건축 시장을 현재의 B2B 시장 못지 않은 주력 사업 분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향후 목표는 윈체의 상장과 함께 창호 전문기업으로서 윈체의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것이다. 중소기업이지만 나름의 강점을 내세운다면 소비자들이 인정하는 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 생각이다. 그는 “내년 코스닥 상장을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 작지만 강한 창호 전문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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