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경기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재훈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숙원사업이던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국회를 상대로 ‘재판거래’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5년 3월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상고법원안 법사위 통과 전략’ 문건에는 사법부가 법안 통과를 위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공략할 방안이 담겼다. 해당 문건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의 컴퓨터에서 발견돼 검찰에 보내진 410개 문건 중 하나다.

문건에는 이춘석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공략 포인트’로 광주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던 박경철 익산시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들며 사건 처리를 미룰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익산이 지역구인 이 의원은 당시 무소속이었던 박 시장 관련 재판을 빨리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와 반대로 사건 처리를 미뤄 협상 카드로 활용하자는 취지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박 시장 사건은 선거법 사건 처리 시한인 3개월을 넘겨 4개월 만인 2015년 5월 시장직 상실형이 선고됐다.

임 전 차장과의 협상 의혹이 제기된 이 의원은 “상고법원 설치에 관한 법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지금까지 계속 일관된 입장이고 법사위 회의 등에서도 동조하지 않았다”며 상고법원 설치와 관련해 사법부와 협상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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