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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에 태풍 겹치며 남부 물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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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에 태풍 겹치며 남부 물폭탄

입력
2018.07.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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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라삐룬’ 내륙은 비껴가겠지만

제주ㆍ영남, 폭우ㆍ강풍 주의해야

정부, 산사태ㆍ침수피해 예방 총력

내일 아침 최대 고비될 듯

전남 보성 시간당 90㎜ 쏟아져

낙뢰 사망ㆍ차량 침수 피해 속출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 1일 오전 전남 보성군 보성읍의 한 도로가 침수돼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 1일 오전 전남 보성군 보성읍의 한 도로가 침수돼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장마 전선과 제7호 태풍 ‘쁘라삐룬(PRAPIROON)’ 북상 영향으로 1일 전남 보성에 시간당최고 9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는 등 전국 곳곳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주택ㆍ농경지 침수, 항공기 결항 등 피해가 잇따랐다.

서해안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했던 쁘라삐룬은 경로를 바꿔 3일 아침 제주도 인근 해상을 통과한 뒤 오후 부산 앞바다를 거쳐 당일 밤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예상보다 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한반도에 직접 상륙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하지만 2016년 10월 부산 앞바다를 스치고 통과한 태풍 ‘차바’가 부산, 울산에 큰 피해를 안긴 것을 감안하면 태풍의 직접적 영향권에 드는 제주도와 영남지역은 강풍과 집중호우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내린 강수량은 전남 보성 220.5㎜, 전북 군산 207.7㎜, 충남 청양 207.5㎜, 서울 81㎜ 등을 기록했다. 보성에서는 시간당 최고 90㎜ 강한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오후 11시 기준 장마전선 영향으로 중부지방과 전북해안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중부지방은 2일까지 매우 강한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많은 비로 인한 피해는 주말 내내 잇따랐다. 이날 오전 9시 58분쯤 광주 광산구 송산교 인근 황룡강에서 A(74)씨가 실종됐고, 전남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에서는 주택 뒷산에서 흘러내려 발목까지 잠긴 토사에 고립된 B(73ㆍ여)씨가 119에 의해 구조됐다.

보성읍 아파트 두 곳에서는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겨 각각 차량 30대, 20대가 피해를 봤고, 보성여중 운동장과 건물 1층 일부는 물바다로 변했다. 휴일이라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당장 2일부터 수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무안에서는 양계장에 물이 차 닭 6,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농경지 피해도 이어져 장흥과 신안, 보성, 해남, 고흥 등 전남 5개 시ㆍ군에서만 무려 2,121㏊가 물에 잠겼다. 전날인 6월 30일 오전 11시47분쯤에는 영광군 염산면 한 논에서 태국인 여성 근로자(63)가 모를 심다가 낙뢰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리산 등 국립공원 13곳의 탐방로 383곳이 통제된 가운데 항공기 결항 등으로 여행객 등의 발도 묶였다. 김포와 울산공항에서는 항공기 18편이 취소됐고 전남 여수~거문도, 완도~덕우도 등 연안 13개 항로를 오가는 여객선 15척 운항이 통제됐다.

쁘라삐룬이 제주도 해상을 근접하면, 피해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쁘라삐룬은 많은 수증기를 가지고 북상하면서 국지적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풍 반경이 300㎞에 못 미치는 소형 태풍이지만, 제주도 부근 해상을 지나는 3일 아침 중심기압은 990헥토파스칼(h㎩),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25m 내외로 제주와 남해안에 폭우와 강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일 서울ㆍ경기도ㆍ강원영서에 시간당 50㎜ 이상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등 3일 밤 동해상으로 물러날 때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이 100~25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제주와 남해안은 물론 전국적으로 강한 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전국 17개 시ㆍ도에 각 2명씩, 모두 36명의 현장상황관리관도 파견했다. 강원 정선군 가리왕산에는 2명을 별도로 보내 산사태에 대비하도록 했다.

남재철 기상청장은 “26일부터 시작된 장마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라며 “앞으로도 장마와 태풍에 의한 많은 비가 예상되므로 산사태와 축대붕괴, 침수피해 등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ㆍ전국종합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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