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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일본 롯데 주총서 또 승리... 형제의 난 끝났지만 경영공백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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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일본 롯데 주총서 또 승리... 형제의 난 끝났지만 경영공백 난제

입력
2018.06.29 16:30
수정
2018.06.29 19: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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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놓고 친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29일 벌인 다섯 번째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또다시 승리했다.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2015년 7월 이후 이날까지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경영권을 놓고 벌인 다섯 차례의 표 대결에서 신동빈 회장이 모두 승리해 사실상 ‘형제의 난’이 끝이 났다는 평가다.

이날 오전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주 자격으로 제안한 신동빈 회장 및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의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주총에 앞서 당사 경영진은 주총에 참석하지 못한 신 회장을 대신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 경영진으로부터 한국 현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으며 서신도 전달받았다”며 “오늘 주총에서 의장이 참석자들에게 신 회장의 서신을 대독한 뒤 안건을 심의했다”고 설명했다.

올 2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뒤 구속 상태인 신동빈 회장은 주총 참석을 위해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지만 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아 주총에 불참했다. 대신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 비상경영위원회 대표단이 신 회장의 서신을 갖고 28일 일본으로 건너가 롯데홀딩스 경영진을 만났다. 신 회장은 실형 선고 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자진 사임했으나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사상 초유의 롯데 총수 구속 사태’를 발판 삼아 경영권 복귀를 노렸으나 주주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는 실패했다. 이로써 사실상 롯데가(家) 형제의 난은 종결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가 국내 재계 서열 5위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한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오랫동안 일본 롯데 경영을 맡으면서도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했다”며 “신 전 부회장이 주주들의 표를 받지 못한 것은 경영능력과 실적, 윤리경영 등 다방면에서 평가가 낮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실적은 큰 차이를 보였다. 신 회장이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2004년 이후 진두지휘한 인수합병 건은 40건에 14조원이 넘는다. 한국 롯데의 지난해 매출은 96조원에 이르고 해외 매출로만 11조원을 거뒀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이 맡았던 일본 롯데의 매출은 4조~5조원 수준에 그쳤고 해외 진출도 거의 없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지분 27.8%를 보유하고 있는 종업원지주회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비상장사인 롯데홀딩스를 상장해 1인당 25억원 이상의 이익을 챙겨주겠다는 회유책을 쓰기도 했으나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신 전 부회장이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위반으로 2014∼15년 일본 롯데홀딩스를 포함한 일본 롯데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된 점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고비를 넘기긴 했으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주총 후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의 사회적 신용, 기업가치 및 관련 이해 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요구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형제의 난이 끝났다 해도 신동빈 회장이 9월로 예정된 2심 판결에서 집행유예 이상을 받아내지 못하면 경영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호텔롯데 상장, 금융계열사 지분 정리 등 산적한 숙제가 뒤로 미뤄지며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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