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중견기업] ‘모나미’
한정판 제품 완판으로 전략 변경
잉크 별도 판매해 선택 폭 넓히고
체험 공간 만들어 고객 소통 강화
“개성 표현하는 제품 개발에 최선”
원하는 색상 조합으로 조립해 만든 `모나미 153 `볼펜. 모나미 제공

‘하얀색 몸통에 검은색 부리를 가진 국민 볼펜’. 1963년 출시된 모나미의 대표 제품 ‘모나미 153’의 별칭이다. 지난 55년간 국내외에서 37억 자루 이상 팔렸다. 판매량을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12바퀴 돌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 볼펜을 만들어 낸 모나미는 1980, 90년대 컴퓨터용 사인펜, 생잉크 보드마카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문구업계를 장악했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어 IT(정보ㆍ통신) 기기가 발달하면서 국내 문구 업계 성장은 정체되기 시작했다. 손으로 직접 노트에 무엇인가를 쓰는 ‘아날로그식’ 필기구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중국산 저가 필기구의 거센 도전도 물리쳐야 했다.

상황 돌파가 필요했던 모나미는 필기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4년

‘153 리미티드 1.0 블랙’을 출시했다. 외형은 기존 볼펜과 같았지만 몸통을 니켈과 크롬을 입힌 황동빛 금속으로 만들어 고급스러운 묵직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이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두 시간 만에 1만 개 한정 제품이 모두 팔렸나 갔으며 중고사이트에서는 소비자가보다 16배나 비싼 가격에 제품이 거래되기도 했다.

모나미는 이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보고 ‘제품 프리미엄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후 출시한 153 ID, 153 네오, 153 블랙 앤 화이트, 153 골드 등 프리미엄 제품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 2월에는 153 볼펜의 육각형 디자인을 이어받은 ‘153 네오 만년필’도 출시했다. 이 제품은 검은색, 파란색 잉크 위주였던 기존 제품들과 달리 서른 가지 만년필 색 잉크를 함께 출시해 소비자 선택 범위를 대폭 넓혔다.

개성 넘치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모나미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아이돌그룹 빅뱅의 콘서트 기념 한정판 볼펜을 시작으로 나뚜루, 루이까또즈, 현대자동차, G마켓ㆍ디즈니, 베네피트, 아리따움, 에뛰드하우스 등 다양한 업종을 넘나들며 콜라보레이션(협업) 제품을 지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경기 용인 모나미 본사 1층에 위치한 모나미 컨셉 스토어. 나만의 잉크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모나미 제공

모나미는 고객과의 소통강화를 위해 경기 용인시 본사와 서울 동대문 DDP, 에버랜드, 롯데백화점 부산점 등에 전문 판매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이 매장에서는 과거 아날로그 감성의 필기구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의 현대적 필기구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다.

이들 매장은 고객들의 체험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본사 매장에서는 에코백과 다이어리 꾸미기, 디퓨저 만들기 등 다양한 클래스가 매주 한 번 진행된다. 모나미 스토어 부산롯데점에서도 수제 노트 만들기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체험활동 중에는 ‘나만의 잉크’ 만들기가 특히 인기다. 열다섯 가지 잉크를 마음대로 조합해 나만의 잉크를 만들 수 있고, 만들어진 잉크는 모나미 ‘잉크 랩(Ink LAB)’에 저장해 언제든 꺼내 쓸 수도 있다.

체험형 매장 운영은 송하경(60) 모나미 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송 회장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인지 꼼꼼히 따져보는 ‘맞춤형’, ‘체험형’ 고객이 점차 늘어나는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고객과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 운영을 검토하라고 경영진에게 지시했다.

송 회장은 “볼펜도 손목시계처럼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개성을 드러내는 소품으로서의 의미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경험과 취향을 존중하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파이팅! 중견기업`은 중견기업연합회와 함께 우리 산업의 허리 역할을 하는 좋은 중견기업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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