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위, 개편안 4개로 압축 1ㆍ3ㆍ4안, 수능 상대평가 유지 2안은 절대평가로 전환 수능 최저기준도 유지 가능성 #8월 초까지 개편 방안 도출 토론회 등 의견 수렴 후 결정 일각선 “현행서 크게 안 바뀔 것” 교육계 안팎 회의론도 적지 않아
[저작권 한국일보] 김영란(왼쪽)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입제도 개편 관련 4가지 공론화 의제 발표에 앞서 인사말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섭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 대변인. 고영권 기자

현 중3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에 관한 공론화 선택지가 4개로 좁혀졌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전형은 지금보다 확대하는 데 무게가 실렸고, 수능 평가방식은 상대평가로, 수시 내 수능 최저학력기준(최저 기준)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는 20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과 수능 위주 전형의 비율 ▦수능 평가방법 ▦수능 최저 기준 활용 여부 등 3가지 공론화 쟁점을 조합한 ‘2022학년도 대입 개편 공론화 의제’ 4가지를 발표했다. 의제는 학생 학부모 교원 대학관계자 대입전문가 등 5개 그룹 총 35명이 지난 16일부터 이틀 간 시나리오 워크숍을 거쳐 마련했다. 한상섭 공론화위 대변인은 “워크숍 참여자들이 대입제도의 미래와 방향을 논의한 뒤 개인별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다시 그룹 별로 논의해 시나리오를 몇 개로 추린 후 전체 논의를 거쳐 4개의 시나리오를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향점에 따라 나뉜 4개안

1안은 각 대학이 모든 학과(실기 제외)에서 수능 전형으로 45% 이상의 인원을 선발해 수능 전형과 학생부 전형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담았다. 현재 20% 수준인 수능 비중을 대폭 높여 사실상 수능과 학생부 전형 비중을 50대 50에 가깝게 하겠다는 것이다. 수능 평가 방식은 상대평가로 유지하되,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 기준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외부 영향이 최소화 된 상태에서 본인의 학습 노력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여야 한다”는 지향점을 우선으로 둔 워크숍 참여자들이 만들어낸 방안이다.

2안은 각 대학이 수능ㆍ학생부 전형의 비율을 자율로 정하되, 특정 전형에 과도하게 치우치지 않도록 하라는 단서를 달았다. 수능은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수능 최저 기준은 현행보다 강화하지 않은 선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했다. 2안을 지지한 워크숍 참여자들은 “줄 세우는 학교 수업보다 다양한 소질과 적성을 발굴할 수 있는 학교 수업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봤다.

3안 역시 각 대학이 수능ㆍ학생부 전형의 비율을 자율로 정하되, 특정 유형의 전형방식으로만 모든 학생을 선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형태다. 2안보다 특정 전형 비율을 느슨하게 제한하는 대신 수능 평가 방식을 상대평가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수능 최저 기준 활용 여부는 대학 자율에 맡기되 지원자 전공과 유관한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제한하도록 교육부가 권장한다. 해당 시나리오 개발자들은 3안이 실현되면 “대학 자율성이 커지는 만큼 획일화된 평가 기준을 탈피해 역량중심 수업ㆍ과정중심 수업 평가가 진행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마지막 4안은 수능 전형을 늘리는 동시에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의 균형도 확보하는 방안이다. 수능은 상대평가로 치르고, 수능 최저 기준은 대학 자율에 맡긴다. “이번 대입제도 개편은 수능 전형 확대와 학종 비중 축소ㆍ공정성 회복이라는 사회적 요구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이에 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구상해 낸 방식이다.

수능 영향력 확대에 방점 찍었지만

4가지 안 중 어떤 것이 선택되든 수능 위주 전형 선발 비율은 늘어날 전망이다. 1안은 수능 전형 45% 확대를, 4안은 수능 전형 확대를 명시한 데다, 2ㆍ3안은 대학 자율에 맡긴다면서도 특정 전형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서는 안 된다는 등 ‘균형’ 조건을 달았기 떄문이다. 2020학년도 기준 4년제 대학의 학생부교과ㆍ학종ㆍ수능 모집인원 비율은 각각 42.5%, 24.6%, 19.9%인데, 이 중에서도 비중이 가장 적은 수능 전형 모집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수능 최저기준은 어느 안이 선정되든 폐지되지 않는다.

공론화위는 4가지 의제를 두고 21일부터 권역 별로 4차례에 걸쳐 학생을 중심으로 하는 ‘미래세대 토론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한다. 이와 함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민대토론회와 TV토론회, 홈페이지 ‘모두의 대입발언대(www.edutalk.go.kr)’를 통한 온라인 의견수렴도 병행한다. 이후에는 시민참여단 400명이 학습ㆍ숙의 과정을 통해 7월 말까지 의제를 결정하게 된다. 공론화위는 이를 바탕으로 8월 초까지 대입제도 개편방향을 도출에 대입특위에 넘길 예정이다.

교육 현장의 의견 수렴을 거쳐 공론화 의제가 압축되긴 했지만, 교육계 안팎에서는 결국 현행과 크게 바뀌지 않는 결정이 내려지는 것 아니냐는 회의감이 적지 않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 이모(30)씨는 “의제 가운데 ‘대학 자율’이라는 문구가 많은데, 이는 국가교육회의 출범 취지대로 국가적으로 교육 정책을 끌고 가는 게 아니라 현행처럼 교육부가 사업 등으로 대학들을 그때그때 정책에 맞춰 따라오도록 하는 방식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나 다름 없어 보인다”며 “사실상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 특위와 공론화위를 거치며 같은 논의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교육 현장의 피로감도 쌓일 대로 쌓인 상태”라고 비판했다. 교육 관계 부처 관계자도 “결국 수능 전형 비중만 소폭 늘리고 나머지는 ‘돌고 돌아 현행대로’일 확률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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