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를 보수하라] <2> 왜 보수 3.0인가

혼돈의 한국당 각자도생 조짐 바른미래당은 노선 갈등 심각 “인위적 이합집산은 되레 역풍 보수의 가치 먼저 재정립해야”
김성태(왼쪽)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6ㆍ13 지방선거 및 재보선에서 동시에 참패하면서 기다렸다는 듯 보수진영의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분출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정당이 처한 위기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과거와 유사한 방식의 정계개편이 환골탈태로 이어져 진영을 살려낼 수준에 이를지 회의적 시각이 많다. 인위적인 이합집산이나 헤쳐모여 식으론 국민들의 반감만 심해져 더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때문에 수습책을 마련해야 하는 보수 정당에서는 정계개편 얘기를 입에 올리는 것 조차 꺼리는 분위기다.

선거 패배 이후 위기감이 몰아친 보수 진영에는 전가의 보도처럼 정계개편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선거 참패를 예감하듯 공식선거운동 막바지에는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발언이 잇따랐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선거를 코 앞에 둔 지난 11일 “유승민 대표와 앞으로 친하게 지내겠다”고 운을 띄웠고,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튿날 “ ‘한국당이 진짜 변화하면 언제든지 합칠 수 있다’는 얘기는 늘 일관되게 얘기했던 것”이라며 통합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8일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순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보수 야당이 살아남기 위해 정치공학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치열한 당내 노선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바른미래당부터 심상치 않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한국당이나 민주평화당으로 갈 의원들은 없다”고 못을 박았으나 이는 희망사항일 뿐 여당 우위의 정국 분위기를 고려할 때, 특히 호남 출신 의원들의 이탈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만약 호남 출신 의원들의 이탈이 현실화 할 경우, 화학적 결합에 실패한 바른정당 계열 의원들도 거취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럴 경우 혼돈에 빠져 있는 한국당을 자극하는 효과로 이어져 보수 진영 전체를 대상으로 한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과연 이런 과정의 정계개편이 몰락한 보수 진영을 개조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정계개편이라는 것은 정치인과 정당이 주도적으로 나선다는 개념인데 지금 보수 정당에 정치인이나 정당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고 정통성 여부도 갸웃하는 상황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정희 교수는 “정치공학적 차원의 이합집산이 된다고 해도 결국 필요한 건 보수 정당들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라며 “이런 변화 없는 정계개편으로는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정치권 내부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치적 이합집산보다는 제대로 된 보수의 가치부터 정립한 뒤 이를 중심으로 진영을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수 야당의 한 중진의원은 “가치와 비전을 중심으로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고 이를 하나씩 실천하는 방향으로 몸집을 키워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정희 교수는 “날카로운 성찰과 앞으로 보수의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선행되지 않으면 어떤 인위적인 노력도 인정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이의재 인턴기자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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