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財)야의 고수를 찾아서] <14> 주식투자 커뮤니티 '타스톡' 한봉호 대표

한봉호 타스톡 대표가 14일 서울 영등포구 키움증권 본사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의 '나쁜 습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키움증권 제공
외환위기 때 종잣돈 100만원으로 증시 뛰어들어 자산가 반열에 실전투자대회 7차례나 우승 뇌동매매 삼가고 손절매는 필수 과욕 투자 등 ‘나쁜 습관’ 버려야 자신만의 매매기법ㆍ철학도 필요

주식투자 커뮤니티 ‘타스톡’을 운영하는 한봉호(47) 대표는 증권사 실전투자대회 단골 입상자다. 2004년부터 참가한 키움증권 수익률 대회에선 무려 7차례나 우승했다. 지난해 대회에서도 6주만에 수익률 599%를 기록, 2위(234%)를 압도했다. 인터넷 아이디 ‘마하세븐’이 유명세를 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중계되는 한 대표의 실전투자대회 매매 방식을 무작정 따라 하자 2011년부터는 매번 참가자명을 바꿔 출전할 정도다.

한 대표가 전문대를 졸업한 시기는 외환위기 당시였다. 직장을 얻지 못해 실의에 빠진 채 악기에 빠져 있던 그는 코스닥 열풍이 불던 1999년 동생이 주식으로 돈을 벌자 종잣돈 100만원을 들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데이트레이딩 등 단기 투자에만 매달렸지만 점차 경험이 쌓이자 ‘오를만한 주식이 하락했을 때 사고 반등이 나오면 판다’는 단순한 원칙을 세워 실천했다.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기회가 생길 때 마다 수익을 챙기는 방식으로 2010년까지 100억원을 모았다. 올해부턴 광운대 경영대학원에서 주식투자 트레이딩 경영전공 과정도 강의하고 있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키움증권 본사에서 만난 한 대표는 인터뷰 내내 ‘아는만큼 투자하라’,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말을 강조했다. 100억원이 넘는 자산가 반열에 올랐지만 그도 “단기투자 계좌에는 5억원 이상 넣지 않는다”며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으로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인공지능(AI)형 투자자가 돼라”고도 주문했다. 알파고처럼 빠르게 시장을 분석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람’이기에 가질 수 밖에 없는 ‘나쁜 습관’들을 최대한 줄여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나쁜 습관’들이란 무엇인가.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돈을 버는 법에 대해서는 연구를 많이 하면서도 정작 손실을 줄이는 법에 대해서는 공부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돈을 잃지 않을까’라는 주제의 책은 찾아보기도 힘들다. 그러나 버는 것보다 지키고 잃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투자자들이 실수를 하는 근본 원인은 욕심 때문이다. 주식 투자에 따른 수익은 위험에 따른 보상인 셈인데, 위험을 넘어서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주식이 ‘불로소득’이라는 편견에 매몰돼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직접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은퇴 자금은 결국 노후에 써야 할 ‘쫓기는 돈’이다. 절대 손해 봐선 안 되는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면 결국 판단력이 흐려지게 된다.”

-서점에만 가도 수 많은 주식 관련 책이 있다.

“주식 책을 사서 보면 차트 보는 법 같은 기술적인 분석에 대한 설명만 나열된 경우가 많다. 투자자가 매일 마주하는 시장의 흐름을 보편적인 관점에서 전달하다 보니 그렇다. 이러한 지식은 투자에 응용하려 하기 보다 말 그대로 시장을 읽는 지표 수준으로만 활용해야 한다. 개개인의 투자 성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책에서 배운 내용을 그대로 실전에 써먹다간 돈을 잃기 쉽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경우 대외 의존도가 높고 변수가 많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만약 미국이었다면 차트를 활용해 투자하는 게 더 쉬웠을 것이다.”

-실수를 줄이고 위험 관리를 잘 하려면 어떤 습관을 들여야 하나.

“우선 본인의 성향을 잘 파악해야 한다. 빨리 주식을 사고 파는 단기매매 성향인지 오래 투자하는 스타일인지 구분해야 한다. 원금의 성격도 중요하다. 여유자금이면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고 오랜 기간 없는 돈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쫓기는 돈이라면 급해진다. 시장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 지도 중요하다. 돈은 아는 만큼 버는 법이다. 여기에 맞춰 자신만의 매매 기법과 철학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스스로의 주식 매매 패턴을 복기하면서 어떤 실수를 자주 하는지 점검하고 최소한 1년은 연습해야 한다. 기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묻지마 투자를 하는 ‘뇌동매매’나 주가가 급등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르는 ‘추격매수’도 주의해야 한다. 주가가 하락하면 ‘손절매’를 하고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주가가 상승했던 기억만 가진 채 반등할 것을 기대하고 무작정 ‘물타기’를 했다가는 손해만 키우기 쉽다.”

-매매 기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초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식은 간단한 기술적 분석 방법(차트나 거래량 읽는 법)을 배우고 신문 경제면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상식만 갖추면 된다. 다만 시장이 멈춰있지 않고 항상 움직이기 때문에 이를 꾸준히 따라잡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국가다 보니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정치ㆍ경제 상황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뉴스가 나올 때마다 어떤 방식으로 투자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여러 나라들이 외환 위기를 겪고 있는 때엔 투자 금액을 줄이고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게 맞다.”

-투자자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늪이 테마주다.

“급등주ㆍ테마주는 벌 때는 조금 벌고 잃을 때는 한꺼번에 많이 잃게 된다. 더구나 중소형주는 주가가 조금만 상승하면 회사 경영진이 유상 증자를 하거나 전환사채를 발행해 주식 가치가 희석되곤 한다. 시장 중심주가 된다면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 지난해 말 반도체나 올해 초 바이오, 최근 대북 경협주로 이어진 시장을 대하는 투자자들의 행동은 ‘비이성적’이라 여겨질 수 있지만 이를 적당히 이용할 필요도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감에 자금이 움직이는 만큼 ‘오버슈팅‘(주가가 일시적으로 폭등하는 현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시장 주도주에 대한 투자는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나.

“’소문에 사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에 빗대 생각해볼 수 있다. 대북 경협주를 예로 들면 3월부터 계속 상승하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상승폭의 절반은 내 줬다. 실체 없이 기대감만으로 상승한 주식은 두 정상이 서명한 순간 더 이상 상승 동력을 유지하기 힘들다. 경제 협력이 본격화하면서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착각이다. 이미 한 두 달 사이 앞으로 경협이 진행될 몇 년간 조금씩 반영돼야 할 기업가치 이상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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