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안희정은 미투, 이재명은 스캔들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 입지 확고

2위 김문수는 당내 영향력 확보

3위 안철수, 자숙 시간 거칠 듯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당선인이 12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청중의 환호에 엄지를 치켜들어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니 대선’으로도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당선인이 압도적 표차로 3선에 성공하면서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3위로 낙선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정치적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보수당 궤멸 상태에서 2위를 차지한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로서는 당내 입지를 다지는 전기가 됐다.

13일 개표 결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박 당선인은 잠재적인 여권 차기 대선후보로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 특히 이번 6ㆍ13 지방선거 직전 ‘충남의 아이돌’ 로 불렸던 진보진영 내 인기와 ‘친노 적통’으로 정치적 입지를 갖췄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로 낙마하고,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됐지만 ‘여배우 스캔들’을 비롯한 각종 의혹으로 상당한 정치적 내상을 입으면서 여권 내 잠룡 그룹 가운데 박 당선인의 유력 경쟁자 상당수가 사실상 자연 정리됐다. 박 당선인은 이날 당선소감에서 “시민의 삶을 최우선에 두라는 시민 여러분의 위대한 승리”라며 “견해와 차이를 넘어 위대한 시민들의 위대한 도시를 만드는데 함께 손을 잡겠다”고 말했다.

반면 당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불리한 구도의 선거에 과감하게 뛰어들었지만, 2위는커녕 3위로 ‘철수’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그는 지난 대선 패배 직후 자숙기를 오래 갖지 않고 국민의당 대표를 맡았고, 바른정당과 합당을 반대하는 당내 세력이 분당해 민주평화당을 창당하는 상황을 떠안는 무리수까지 두며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이처럼 여러 정치 행보를 했는데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그의 정치 능력과 감각에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 정계은퇴를 하지는 않더라도 상당 기간 자숙의 시간을 거쳐야 재기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위로 낙선한 김문수 후보는 이번 선거로 절반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박근혜 정부 실패와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성공 등으로 여권지지 태풍 속에서 이번 선거가 치러지는 등 사실상 보수당 궤멸 상태에서 유력 대선주자였던 안 후보를 누른데 의미를 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의 극우적 정치행보와 발언이 일부 효과를 봤다는 당내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창렬 교수는 “그는 이전보다 강한 극우 행보를 하면서 당내에서 상당한 입김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수석과 격차가 워낙 큰 차석이기 때문에 도지사를 지낸 그의 이력을 감안하면 낙선자로서 체면치레를 한 것에 그친다고 보는 게 객관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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