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을 것으로 추정되는 싱가포르 세인트 레지스 호텔(왼쪽 사진) 내부에 보안을 위해 새로 설치된 수하물 검색대. 싱가포르=신은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싱가포르 입국에 앞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둔 식당을 찾아가 시찰했다. 민생ㆍ경제 챙기기 행보를 통해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방북했던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전날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해 가진 중국 관영 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두 정상이 24시간 뒤 차례로 (싱가포르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준비가 모두 완료됐다”고도 했다.

실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전용기로 이용하는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항공기가 10일 베이징에서 출발해 평양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위원장이 곧 북한을 떠나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싱가포르에서는 공항은 물론, 김 위원장 숙소로 추정되는 세인트 레지스 호텔 등 주요 장소 곳곳의 경비가 삼엄해진 상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새로 건설된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을 찾았다고 조선중앙TV가 9일 보도했다. 사진은 식당 내부를 둘러보는 김정은의 모습. 연합뉴스

역사적 만남을 앞둔 김 위원장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았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9일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새로 건설된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을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식당을 “풍치 수려한 대동강반에 현대미를 자랑하며 멋들어지게 일떠섰다”고 묘사하며 “인민들에게 문명한 생활을 안겨주고, 인민을 위한 일에 그 무엇도 아끼지 않으시는 (김 위원장의) 다심한 은정에 의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옥류관과 같이 평양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인민봉사기지가 태어났다”고 말하면서 “(근로자들이) 우리 나라를 찾는 외국손님들에게도 봉사하도록 할 데 대하여 가르치시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행을 하루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또 다른 전진기지가 될 장소를 시찰하는 모습을 북한이 보도한 것은 북미 대화를 통해 관광 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한의 목표가 핵이 아닌 경제에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요구한 ‘과감한 결단’을 북한이 내놓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협상 마지막 단계에서 미국으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얻기 위한 일종의 압박 차원일 수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민생을 챙기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통해 대미 협상 목표가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내부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싱가포르=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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