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아카펠라 그룹 ‘비보컬’ 8, 9일 8번째 내한공연 목소리로 악기소리를 재창조 르네상스 음악서 랩까지 아울러 “매년 새로운 레퍼토리 개발 깜짝 놀랄 무대 기대하세요”
비보컬은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스페인을 빛낸 인물로 선정된 아카펠라 그룹이다. 이들은 음악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사람의 목소리로 빚어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노래한다. 에스피에이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을 마친 뒤 누군가 ‘입 안을 굴려 냈던 그 소리는 어떻게 내는 거냐’고 물었어요. 뒤 돌아보니 스페인 국왕이었죠(웃음).”

드럼, 베이스, 전자기타, 트럼펫, 바이올린, 하모니카에 이르기까지 목소리로 악기 소리를 재창조하는 스페인의 아카펠라 그룹 비보컬은 왕도 매료시킨 소리의 마법사들이다. 2006년에는 당시 국왕 후안 카를로스1세로부터 “아카펠라로 전 세계에 스페인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들었고, 2012년 스페인 마드리드 재단에서 주최하는 알마 어워즈에서 세계적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스페인을 빛낸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한국 공연을 위해 내한한 비보컬의 두 멤버 카를로스 마르코(45)와 페르민 폴로(48)를 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인근에서 만났다.

1995년 결성 이후 비보컬은 전 세계를 무대로 3,000번이 넘는 공연을 이어왔다. 멤버들은 스페인 하카 지역에서 열린 합창 지휘 마스터클래스에서 만났다. 이들은 보수적인 종교음악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아카펠라가 대중과 멀어져 가는 데 안타까움을 느꼈다. 마르코는 “우리가 좋아하는 노래를 해보자, 더 재미있는 걸 해보자는 취지에서 새로운 아카펠라 그룹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람의 목소리로 화음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건 전통적인 아카펠라 그룹과 동일하다. 이들의 특징은 음악 장르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르네상스 시대 음악부터 오페라는 물론, 팝송과 뮤지컬음악까지 아우른다. 여기에 비트박스와 랩까지 가미된다.

편곡도 직접 한다. 피아노를 공부했던 마르코를 중심으로, 서로의 음역대와 특징에 맞춰 의견을 조율해 곡을 완성한다. 이번 한국 무대에서는 로시니의 ‘세비아의 이발사’, 베르디의 ‘아이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등 오페라 대표곡을 부른다. 미국의 팝 가수인 브루노 마스, 원 디렉션 등의 노래와 라틴음악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비보컬의 또 다른 멤버이자 마르코의 동생인 알베르토가 카운터테너로서 소프라노의 음역대인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부른다. 마르코는 “우리 무대의 중요 요소 한 가지는 재미다”며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주기 위해 다음에 어떤 곡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게 프로그램을 짰다”고 설명했다.

결성 당시만 해도 멤버 각자 본업을 가지고 있었다. 폴로는 오페라 가수이자 전문 소믈리에로 일했다. 또 다른 멤버인 아우구스토 곤살레스는 변호사였고, 후안 루이스 파르시아는 플라멩고 무용수였다. 하지만 비보컬의 엄청난 인기와 함께 이들은 결성 4년 만에 모두 음악에 완전히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폴로는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음악을 전업으로 하기가 어려웠는데, 비보컬을 결성하면서 음악가로 더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비보컬은 스페인 순회 공연을 하면서 1년에 5,6회 세계 공연에 나선다. 이들은 가는 곳마다 그 나라의 언어로 노래를 부르려 노력한다고 했다. 관객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더 큰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이다. 올해 한국에서는 아이돌그룹 빅뱅,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노래와 신중현의 ‘미인’ 등을 준비했다. ‘현지화 노력’ 덕분인지 이번 8번째 내한 공연에서는 이들의 모든 공연을 예매하는 골수팬도 생겼다. 마르코는 “우리는 매년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발한다”며 “유투브를 통해 가장 인기 있는 그 나라의 곡을 듣기도 하고, 우리의 다음 무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노래가 무엇일지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한국 공연은 8일 인천에 이어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이어진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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