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로 출마한 조희연(왼쪽부터) 현 교육감, 조영달 서울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6ㆍ13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시ㆍ도의 ‘교육 대통령’을 뽑는 교육감 선거의 진용이 갖춰졌다. 이번 선거는 초반 단일화 이슈로 세몰이를 했지만, 급변하는 남북관계 등 대형 정치 이슈에 밀린데다 후보간 공약 차별화도 눈에 띄지 않아 ‘깜깜이 선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5일 교육감 선거 후보등록 마감 결과, 전국에서 61명이 출마해 평균 3.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14년(4.2대1)보다 다소 낮아진 수치이다. 양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은 대전, 강원, 제주 등 3곳이며 울산에서는 무려 7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교육감 선거는 요란했던 단일화 시도와 달리 진보ㆍ보수 진영 공히 단일 후보 배출에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진보진영의 경우, 단일화 경선을 거쳤거나 진보 측을 대표하는 후보가 나서는 시ㆍ도는 서울 부산 인천 대전 세종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 제주 등 11곳이다. 그러나 몇몇 지역은 중도로 분류된 후보 상당수가 진보 후보와 지지층이 겹쳐 우세를 점치기가 힘들다. 경기에서는 이재정 현 교육감이 단일화를 거부해 송주명 한신대 교수, 배종수 서울대 명예교수와 표를 나눠 가지게 됐고 전북(5명)ㆍ광주(3명)ㆍ전남(3명) 지역은 아예 출마자 전원이 진보 성향 인사로 채워졌다.

보수 측의 단일화 성적표는 더욱 시원찮다. 자신 있게 보수 단일 후보로 내세울 수 있는 지역은 서울 부산 대구 강원 충북 제주 정도이다. 정권 교체와 문재인 정부의 높은 지지율, 시ㆍ도 교육정책에 대한 공감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교육은 특정 계층을 위한 시혜가 아닌 ‘보편적 복지’라는 진보 철학을 공유하는 유권자가 늘었다”며 “현장 교육을 책임지는 시ㆍ도교육감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 교육감 중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11명이 재선 도전을 선언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거꾸로 후보 단일화에만 쏠린 관심은 정책 차별성 부족으로 이어져 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외면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4년 전에는 자율형사립고 축소ㆍ폐지, 학생인권조례 제정, 혁신학교 확대 등 굵직한 교육 이슈를 놓고 진보ㆍ보수 후보들이 치열한 찬반 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올해 선거에서는 성향별로 확실한 대척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 한때 진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무상급식 확대는 성향을 불문하고 교육감 후보는 물론 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핵심 복지 공약으로 내건 후보들이 수두룩하다.

정당 공천이 없고 이념적 배타성마저 흐릿해진 상황에서 교육감 후보들은 표심을 파고들 수 있는 특색 있는 공약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미 조희연(서울)ㆍ이재정 송주명(경기)ㆍ도성훈(인천) 후보 등은 남북관계 해빙 무드와 맞물려 ‘평화ㆍ통일교육’ 연대를 선언했다. 서울에서 조 후보와 맞서는 조영달ㆍ박선영 후보도 각각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식 학습” “소외계층을 배려한 24시간 학교” 등 현장 친화적 공약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교육감선거 후보 명단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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