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모 간담회 참석해 총 200만원 받아
민정수석실 지난달 조사 통해 파악 불구
“통상적 정치 활동” 대통령에 보고 안 해
수사기관 이첩도 안 해 감싸기 조사 논란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송인배 청와대 비서관이 '드루킹' 김동원과 김경수 전 의원을 소개시켜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연합뉴스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김동원(필명 드루킹)씨 측으로부터 간담회 참석 사례비 명목으로 모두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 비서관은 또 드루킹과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정치 관련 글을 주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지난달 두 차례 조사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지만 ‘통상적인 정치활동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단해 수사기관에 이첩하거나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아 ‘감싸기 조사’논란을 빚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송 비서관이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들을 모두 네 차례 만났고 초기 두 번에 걸쳐 한 번에 100만원씩 2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처음 돈을 받은 시기는 2016년 6월 국회 의원회관의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에서 경공모 회원 7, 8명과 김 전 의원을 함께 만났을 때다. 경공모 측은 김 전 의원과 만난 후 의원회관 2층 커피숍에서 송 비서관을 따로 만나 현금 100만원을 건넸다.

김 대변인은 돈의 성격에 대해 “경공모는 비슷한 정치 성향을 가진 지지자들 모임이다. 그런 단체가 정치인과 모임을 할 때 간담회 사례비라는 형식으로 돈을 주는 게 통상적”이라며 “송 비서관이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경공모 측에서 정치인을 부르면 소정의 사례비를 반드시 지급한다고 해서 받았다”고 설명했다. 송 비서관이 드루킹 측에 김 전 의원을 소개한 대가로 돈을 받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송 비서관은 두 차례 돈을 받은 후에는 사례비를 추가로 받지 않았다.

송 비서관은 드루킹 측이 불법 댓글 조작 활동을 하는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송 비서관은 다만 “좋은 글이 있으면 (경공모) 회원들 사이에서 많이 공유하고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양측이) 과거 몇 차례 텔레그램을 주고받은 적 있는데 기사 링크는 전혀 아니고 정세 분석 관련 글이나, 드루킹이 블로그에 실었던 글을 읽어보라고 전달했던 경우”라고 밝혔다.

청와대 민정라인은 송 비서관의 ‘자진 보고’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지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까지만 알리고 문 대통령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네 차례 모두 경공모 측의 요청으로 만났고, 대선 시기에는 어느 캠프든지 지지자를 만나는 게 통상적 활동”이라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드루킹과 연락한 적 없어 조사 종결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정수석실이 송 비서관 진술에만 의존해 만남의 성격과 돈의 대가성을 규정하고, 수사기관 및 문 대통령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전달 않았다는 점에서 청와대 대응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찰은 김 전 의원 재소환 여부를 검토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4일 김 전 의원을 소환 조사 했지만, 드루킹 측이 2016년 10월 김 전 의원 앞에서 킹크랩(동일 작업 반복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시연했다는 등 추가 의혹이 계속 쏟아지는 상황에서 재조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김 전 의원이 매크로 시연 직후 격려 차원에서 드루킹에게 100만원을 지급했다는 의혹도 새롭게 제기됐다. 김 전 의원 측은 “저의가 의심스러운 황당무계한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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